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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Aug 26. 2019

#_나만의 시그널

누구나 다른 의미의 시그널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어릴 때는 부모의 표정과 몸짓을,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의 표정과 몸짓에서 시그널을 배운다. 시그널은 미세한 눈의 움직임, 입술의 씰룩거림, 눈썹의 모양에서 발견된다. 예컨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허공을 보면서 말한다거나 눈을 찡그리는 듯한 표정에서 그에 상응하는 감정을 읽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인식된 시그널은 시간이 갈수록 상대의 말의 내용보다 더 많은 것을 이해하는 하나의 ‘언어’가 된다.

사람마다 다른 표정 습관이 있고, 사람마다 다른 말버릇, 행동 패턴이 있다. 대체로 그런 것들은 수많은 경험을 통해 대략적인 이해 수단이 되는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공통적인 시그널이 있는 반면에 무의식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시그널도 존재한다. 그런 경우 우리의 인식체계는 빠르게 그 미세한 표정의 변화와 몸짓에 반응하지만, 그런 이해가 늘 정답일 수 없기 때문이다.

원래 표정이 무덤덤한 사람도 있고, 밝고 다정한 사람도 있다. 그런 모습은 성장과정에서 각자의 환경에 맞게 적응한 결과일 뿐 실제 자신의 감정이나 진심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수많은 오해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특히 남녀 사이에 존재하는 시그널의 차이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의 오해로 확장되고, 나중에는 어떤 말이나 노력으로도 메우기 힘든 간격을 만든다.

특히 자신의 결핍이나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듯한 시그널―상대는 그런 뜻이 아닌데 그가 지은 표정과 몸짓이 어린 시절 자신을 무시한 가족이나 친구의 그것과 비슷할 경우―에는 더 이상 이해하기보다는 빠르게 판단을 내려 버린다. 그래야 자신의 감정을 더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시그널은 타인과 다르다. 

물론 비슷한 부분도 많을 테지만, 다른 부분도 상당히 많다는 걸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시그널을 함부로 단정 지으면 곤란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누구 하나 나와 똑같은 환경에서 성장해왔다고 단언하기 힘들다면 그들의 시그널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조금은 알 것 같다. 관계가 수많은 시행착오와 다양한 상황 속에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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