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시작할 때처럼
아들의 초등학교 일기장을 꺼냈다.
버리지 못하고 보관하던 자료들을 정리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한장, 두장 읽다보니 정리는 커녕
독자가 되어 몇 시간을 주저앉아 보다가
결국에는 버리지 못하고 서랍장에 고이 넣어둔다.
입던 옷이나 물건을 버리는 건 어렵지 않은데,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글을 버리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사실, 이 얘기를 하려던 것이 아니다.
매일 쓴 아들의 초등학교 일기의 맨 마지막은
늘 똑같은 그림으로 마무리되어 있었다.
웃음 이모티콘!
어쩌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그려 넣었을 수도 있지만 어린 그때는 아마도 웃을 일이 많았으리라.
대부분 어린 시절은 잘 웃는다.
큰 걱정이 없기도 하겠지만
큰 욕심도 없기 때문이다.
자라면서 욕심도 자라고 걱정도 자라고
그리고 서서히 웃음은 가라앉게 되는거지.
아침을 시작할 때처럼
하루의 마지막도
웃음을 그려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