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안에 균형이 있다.
균형은 정반합 또는 -10에서 +10 사이의 0과 같은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물 위에 떠 있거나, 속력이 붙은 상태에서의 균형은 매 순간 바뀌는 것이었다. 숨처럼.
서핑을 하면서 몸의 앞뒤 발란스가 더 좋아졌다. 약하던 등, 엉덩이, 햄스트링 근육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흔들림 안에 살아있는 균형이 있었다. 몸이 틀어진 이유, 몸이 한쪽으로 잘 움직이는 것은, 내 몸 스스로 잡으려 했던 균형이다. 외부 상황에 적응하느라, 타고난 골반 모양에 따라 적응하느라 애쓴 내 몸의 균형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뜯어고칠 대상이 아니라 연민과 감사함을 가지고 돌보아야 할 대상이 내 몸과 마음이다.
마음도 그렇다. 내 마음이 삐뚤어진 날, 예쁘지 않은 날이 있다. 0으로 돌리려 하지 않는다. 그럴만한 이유를 곰곰이 들여다본다. 그럴 수밖에 없는 마음을 본다. 그러면 흘러간다. 보내준다. 때론 다시 돌아와 자리를 잡으려 한다. 그러면 더 오랜 시간 들여다본다. 그런 과정에서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한다. 마음을 대하는 일이 어렵지 않음을 안다. 너그러워진다. 누그러진다. 삶을 받아들이게 된다. 주어진 상황을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암시임을, 빛임을 본다. 삶을 받아들이고 나아갈 때 긍정만 하라는 것이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충분히 느꼈을 때 그 것을 삼키고 더 유연한 파도가 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모든 것들이 모여 균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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