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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Jul 28. 2022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을 때

용기를 내서 문을 두드리세요!


 제가 아주 재미있게 본 황미나 만화가의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이진욱, 문채원 주연의 동명의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죠. 순정만화 팬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텐데요. 절친했던 친구의 음모로 모든 것을 잃고 노예로 끌려가 복수를 꿈꾸는 이야기입니다.


 판도라 상자 이야기처럼 희망만을 남기고 모든 것이 쏟아져 나온 세상은 온갖 미움과 증오, 분노, 질병, 공포, 불의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비규환 같은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몫을 지키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불의한 일을 저지르기도 하고 남을 짓밟고 앞서 나가기도 하며 때로는 내가 짓밟혀 회복불능 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저마다 상처 입고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 세상은 불행한 곳이구나라고 절망하며 죽음을 도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어두울 때는 해뜨기 직전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런 비참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또는 반대로 모든 것을 다 가진 상황 속에서도 우울과 무기력과 싸울 수도 있습니다. 복지제도가 잘 되어있는 북유럽의 자살률이 높은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합니다.


 영원히 행복할 것만 같던 순간들도 언젠가는 끝나는 날이 오기도 합니다. 삶이 값진 것은 유한하기 때문이고 행복이 특별한 것도 불행이 공존하기 때문이지요. 항상 행복할 수만도 없고, 항상 불행하기만 한 사람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매 순간을 조금 더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나갈 수는 있습니다.


 저는 삶에 지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찾아간 곳이 바로 정신건강의학과였습니다. 내가 우울증은 아닐까 하며 정확한 진단을 받고 도움을 받고 싶어서 갔습니다. 사실 가기 전에 여러 번 망설였습니다. 제가 처음 정신과를 찾아간 7년 전만 해도 편견이 심했으니깐요.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분위기도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저와 잘 맞는 선생님을 찾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든든한 지지자가 생겨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을 존경하게 됐습니다. 하루 종일 힘든 사람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치료를 위해 애쓰시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제 일에 대한 전문성에 대한 욕심과 삶에 대한 열망을 더욱 자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예술치료도 받고 있습니다. 트라우마 치유를 주제로 석사 논문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는 게시글을 보고 지원하게 되었고, 선정되어 매주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며 치유받고 있습니다. 상담사님의 따스한 위로의 말들과 깊이 공감해주시는 점에 크나큰 치유를 받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상담을 꾸준하게 받았었는데 지금은 상담이 종결된 상담사님과도 종종 SNS에서 안부를 나누며 세상 사람들과 연결됨을 느끼고 위로받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제 주변의 멘토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새 책을 구매해서 읽고 리뷰를 남기고 강연을 꼬박꼬박 찾아가며 사인도 받고 안면도 트면서 세상에는 좋은 분들도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달아갔습니다. 나쁜 사람에게 상처받았지만 결국 좋은 사람에게 치유받는 선순환의 세계로 들어선 것입니다. 책과 강연, 좋은 인간적 교류를 통해 사람에 대한 분별력과 세상사는 지혜와 힘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렸을 때 제가 극복했던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해봤습니다. 첫째, 정신건강의학과 찾아가서 의사 선생님께 도움받기, 둘째, 상담사 선생님께 도움받기, 셋째, 멘토와 교류하기. 물론 이 세 가지 방법이 언제나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나에게 냉랭하고 상처를 주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도 결국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아가고 나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평생 타인을 오해하고 나를 이해시키기 위해 살아간다는 말도 있으니깐요.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하물며 나를 알아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요. 서로의 오해에서 비롯된 불협화음이라고 생각하고 나를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며 건강한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불행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혼자 웅크리고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용기를 내어 나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해줄 사람을 찾아 나서 보세요. 그럴 때 세상 역시 당신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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