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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May 16. 2023

피해입은 나가 아닌 앞으로의 나

울고 싶은 날의 글쓰기

제가 소장하고 있는 이 책에서 소제목을 따왔어요^^


 사람들은 자신 안의 악함을 언제 발견할까? 사람들은 평온하고 만족스러운 상태에서는 누구나 상냥하고 나긋나긋해진다. 그러나 보통 자기보다 못한다고 생각했던 상대가 자기보다 훨씬 나은 처지가 되거나 배가 아플 정도로 질투가 나면 자신의 숨겨두었던 본성을 드러낸다. 또 어떤 사람은 부러운 사람은 꼬리를 살랑거리며 복종하는 체 해도 자기보다 약한 사람은 경멸하는 태도를 보이며 함부로 하기도 한다. 둘은 다른 듯 보여도 결국 뿌리는 하나다. 자존감이 낮으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있으며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두 가지 마음을 모두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잘 수양하는 것이고 건강한 인격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나보다 부러운 사람을 보면 질투를 하기보다 나를 더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삼고 나보다 약하거나 조금 부족한 사람을 보면 다정하게 대해주며 함께 발전하는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그렇게 할 수 없을 때에는 그 사람에게서 악함을 발견할 때다. 선하고 정의롭고 이성적인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잘난 면 모자란 면 상관없이(사람은 누구나 강점이 있으면 약점도 있으니깐) 그를 존경하고 함께하는 벗이 되고 싶지만, 어딘가 꼬인 심사가 발견되는 순간 그 사람은 함께할 수 없는 사람이구나 실망하고 멀리하게 된다.


 최근에 깨달은 게 하나 있어. 진정한 친구는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우리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지. 그들은 우리를 지지해 주고 우리의 승리를 함께 기뻐해줘. 반면 가짜 친구들은 우리가 어려운 일을 겪고 있을 때 굳은 얼굴로 나타나 안타까움과 연대감을 느끼는 듯 행동하지. 하지만 실은 자신들의 불행한 삶에 대한 마음의 위로를 얻으려고 우리의 고통을 이용하는 거야. 작년에 내가 위기를 겪고 있을 때, 오랫동안 만나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불쑥불쑥 나타나 나를 위로하려 들었어. 나는 그런 게 싫어. / 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옛날 사람들은 신언서판(身言書判)으로 사람을 판단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자기만의 사람을 꿰뚫어 보는 능력 없이 자기 안의 불안정한 심리를 투사하여 다른 사람의 격을 낮추고 얕잡아보거나 근거 없는 소문에만 휘둘리며 부화뇌동한 모습을 보인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으로 괴로운 사건임에 틀림없지만 거꾸로 보면 그렇게 무례하고 공격적인 사람들을 거르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어떤 사람의 참모습과 인격을 파악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어갈수록 직급이 오르는 사회인들은 주변 사람을 잘 파악하고 적절히 다루지 못하면 반대로 그 사람들한테 역공격을 당하고 심하면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 삼국지나 군주론 같은 책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어린 이십 대 시절에 나에게는 내 주변 친구, 대학 동기, 직장 동료만이 인간관계의 전부라고만 믿었다. 그래서 나한테 해를 가하고 나쁘게 구는 데도 필사적으로 잘 지내기 위해 아양을 떨고 선물 공세를 펼쳤다. 관계에서 버림받으면 모든 내 인생이 끝난 듯이 느꼈고 죽을 만큼 고통스러워했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더 나는 짓밟혔고 그 후유증으로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시련 후 극복하며 세상을 달리 보게 되었다. 세상은 우리가 아는 좁은 세계보다 훨씬 넓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사고에서 벋어나 더 넓은 세계로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음을, 인간관계 또한 내가 얼마든지 좋은 사람들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피해 입은 불쌍한 나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행복한 일상을 쌓아 올리고 싶다.  


눈앞의 작은 공동체에 집착하지 말게. 보다 다른'나와 너', 보다 다양한 '사람들', 보다 큰 '공동체'는 반드시 존재하네.  
한쪽에는 '나쁜 그 사람', 다른 한쪽에는 '불쌍한 나'라고 적혀 있었다. 철학자의 말에 따르면, 고민을 호소하는 사람이 하는 말은 결국 둘 중 하나라고 한다. 철학자는 마침내 그 가는 손가락으로 천천히 삼각주를 돌려서 마지막 한 면에 적혀 있는 말을 보여주었다. 청년의 심장을 후벼 파는 듯한 그 말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하라 / 미움받을 용기, 고가 후미타케, 기시미 이치로




https://youtu.be/iwdk9WakfZ0 뮈리엘 바르메리의 소설 <고슴도치의 우아함>에서 수위인 주인공 르네는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즐겨 듣습니다. 오늘 이 글을 쓰면서 왠지 이 음악이 듣고 싶어 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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