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보나르, <작업 테이블>, 1926/1937
화가나 글을 쓰는 작가의 작업 공간, 또는 책상을 훔쳐보는 일은 늘 흥미롭다, 그런데 보나르의 작품에서 내 시선을 가장 먼저 빼앗은 건 그림 한가운데 놓인 책상이 아니라 졸고 있는 고양이다. 아기 고양이의 엄마가 된 지 이제 3개월 차인 나는 요즘 그림을 봐도, 소품샵을 가도 늘 고양이만 눈에 띈다.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로부터 사는 게 너무 힘들다 생각이 들 때는 고양이를 보며 고양이처럼 살려고 해 보라는 말을 들었다. 고양이는 잠이 정말 많다. 자는 고양이를 보거나 쓰다듬으면 내 마음이, 주변을 둘러싼 세계가, 나아가 온 우주가 평화로 뒤덮이는 기분이 든다.
보나르도 작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자신을 마주 보고 자는 반려동물을 바라보며 마음의 평화를 얻었을 게 분명하다. 그리고 이 그림을 보는 많은 감상자들 역시 테이블 넘어 두 마리 동물을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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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마음이 어지러우신가요? 고양이를 쓰다듬어 보세요. 모든 문제가 사라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