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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Song Sep 11. 2023

작은 평수라 대답하기 부끄러웠을 때가 있었다.

 이사를 준비하면서(확정되지 않았지만) 관심 있던 여러 동네들을 가보았다. 다음 집도 당연히 주택으로 하고 싶었지만, 서울에서는 주택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가격이 너무 높은 경우가 많았고, 주택가는 점점 더 상가구역으로 바뀌어가는 추세여서 아이들과 주거하기에는 여러 가지 조건이 맞지 않았다. 초등학생 아이와 미취학 아이 한 명이 있으니 나이가 들어서 다시 주택으로 돌아오더라도, 이 번에는 아파트로 옮겨볼 생각이다. 하지만 구매가 불가능해 보이는 아주 높은 가격의 아파트도 내부를 들여다보면 우리 집에 비해 오징어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아파트는 자산으로서의 가치와 인프라로 생각해야 하는데 아직도 철이 없어서 그런지 똑같은 창과 구조를 가진 아파트가 답답해 보이기만 한다. 갑자기 우리 집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고 기특해 보인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도 우리 집이 너무 작은 평수라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기 부끄러웠을 때가 있었다.

 사람들은 단독주택에 궁금증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다짜고짜 돈 다 얼마 들었냐는 사람부터, 그럼 몇 평이에요? 등등을 물어보면서 단독주택은 시간이 지나면 매매할 때 땅 값 정도 받는다면서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었다. 건축에 대한 이해 없이 이런 질문들을 던지는 사람들을 계속 만나다 보니 나중에 나는 사람들이 몇 평이냐고 물어볼 때 부끄러워하면서 소심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집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고, 건축이 불가능하다면서 동네 부동산에서 말렸던 땅에서 쓸모가 있는 집을 건축하는 모험을 잘 해냈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부끄럽지 않았다. 건축한 대지를 말했을 때 눈이 동그래지며 톤이 올라간 목소리로 다시 한번 묻는 사람들에게 우리 집을 설명해 주는 것이 재미있다.

 우리 집의 건축면적은 6.82평이다. 원래 7.82평이었는데 1평이 축소되어 6.82평에 짓게 되었다. 구매한 땅은 15평이었고, 구매하기 전에 구청 도로과에 가서 확인을 했는데 도로나 기타 사항으로 제하는 땅이 없다고 해서 구매를 진행했다. 하지만 건축을 시작할 때부터 쉽지 않다고, 막상 건축을 위해 건축가가 구청을 방문하니 도로를 위해서 제해야 하는 땅이 있다고 했다. 건축할 때가 되면 땅이 줄어드는 것도 건축기의 클래식이다. 그래서 1층 3.57평, 2층 6.82평, 3층 4.54평, 4층 6.82평, 다락 2.30평, 총 22.21평으로 집을 짓게 되었다.

세 식구가 쓰기에는(네 식구가 되었다는 것이 문제) 넉넉한 공간이었다. 평수를 말하는 것이 위험한 면이 있는 것이, 사람들이 숫자 그대로 3.57평이네라고 읽어버리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택에서의 1평은 아파트에서의 1평과는 다르게 건축가의 설계에 따라 전혀 다른 공간감을 가지게 된다.

 우리 집은 우리 가족에게는 주거공간이었지만, 우리가 이사를 간 이후로는 어떤 공간으로 쓰이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상업공간으로 용도를 바꾸어서 쓰기에도 적당한 공간이라서(사실 시공사에게도, 사람들에게도 집보다는 상업 공간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용도를 변경해서 그 전과는 쓰임이 다른 공간으로 바뀌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고심하고 있다. 이 집의 다음 시즌은 우리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지만, 이 집이 가진 아름다움과 재미를 잃지 않고 더욱더 재미있고 아름다운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해를 돕기 위한 우리집의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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