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할 것 같은 날엔 장어를 먹자
아가씨의 생일 선물을 사야했다.
테니스복 세트를 선물하려고 인터넷 주문을 했는데
이게 왠걸... 입금까지 하고 택배를 기다렸는데
상의 품절이란다.
판매자는 할인 쿠폰을 선사했지만, 별로 달갑지는 않았다.
에잇...그냥 오프라인에서 사야지.
오랜만에 쇼핑을 하러 갔다.
쇼핑몰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많아 벌써부터 지친 느낌이 들었다.
지하 푸드 매장에서 뭘 먹을까 하다가
딱히 끌리는 것이 없어서 장어덮밥을 먹었다.
그땐 몰랐다.
장어덮밥의 힘을.
장어덮밥 한그릇을 뚝딱 비운 후엔 쇼핑을 시작했다.
맘에 드는 게 없으면 어쩌지 하며 쇼핑몰을 돌고 돌았다.
다행히 적당히 맘에 드는 옷을 골라들고 집으로 향했다.
나는 허리도 약하고 체력이 강한 편은 아니라 오래 걸으면 쉽게 피곤해진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
평소 지하철 계단을 오를 때는 어이구야 소리가 절로 내며 올라오는 편이다.
하지만 그 날은 마치 피곤함을 모르는 듯이 계단을 오를 수 있었다.
그때도 몰랐다.
이게 장어덮밥의 힘이었는지.
집에 도착해서는 옷을 갈아입고 요가원으로 향했다.
오늘은 아쉬탕가를 하는 날
동작을 따라할 때마다 뜨거운 느낌이 안에서 올라오는 것 같았다.
아쉬탕가를 할 때 힘이 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왠지 오늘 느낀 힘은 평소와는 다른 힘처럼 느껴졌다.
그 때서야 저녁으로 먹은 장어가 떠올랐다.
장어를 먹어서 그런가?
전체적으로 혈액순환이 잘 되는 느낌이다.
얼굴도 모르는 똑똑한 조상님들을 떠올렸다.
조상님들도 장어의 효능을 일찌감치 몸소 느끼셨구나.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장어는 오메가3가 풍부하고,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피로회복에 좋다고 한다.
덕분에 쇼핑도, 요가수업도 잘 끝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