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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 사줄게'

승마와 아이들 - 협상

by 로그모리
협상 - 돈까스 사줄게.png


수업을 시작하면,

나는 매번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그리고, 얻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like '돈까스 사줄게'



우리의 소중한 존재들은,

본능적인 반응이 강하다.


괜히 심술이 나기도 하고,

왠지 기쁘기도 하다.


기쁠 때는 마냥 좋지만

아닐 때, 테이블에 조심스레 자리한다.



사실, 나의 목표와 아이들의 기대는

굉장히 다른 방향을 그리고 있다.


나는, 아이들에게 승마를 알려주고 싶고

아이들은 현재의 컨디션에 집중한다.


싫은 건 싫은 거고,

좋은 건 좋은 거다.


이런 순간 마다, 나는 스스로 되뇌인다.

'나는 프로다. 해낸다.'


동시에 생각한다.

'어떻게 꼬시지?'



하나만 짚고 가자면,

요즘 아이들에게는 다이소가 만능이다.


실제로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말한다.

'잘 하고 오면, 다이소 가자!'

(가끔, 이런 대화에 혹해서 혼자 간다.)



아이들을 마주해 본 사람이라면,

그들과의 협상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 것이라 생각한다.


바라는 바를 스스로 모르는 존재.

하지만, 채워야 하는 숙제로 남는 기분.


그러면서도 떠올리는 생각이 있다.

거짓으로 약속은 하지 말자.


신뢰라는 건, 99번의 성공과 1번의 실패에서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기에 나는 '가설과 검증' 을 많이 애용한다.

딱딱한 표현이지만, 아주 유용하다.


'이렇게 하면, 말이 어떻게 생각할까?'

'선생님이 생각하기엔, 이렇게 느낄 것 같은데?'


비법이다.

한 순간, 나의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하는.

(료이키 텐카이!)



승마와 관련된 관용구 중, 이런 표현이 있다.

'당근과 채찍'


머리로의 이해가 아닌,

체득하는 과정을 겪고 나면 몸서리 치도록 느껴진다.


정말 필요한 행위구나.

장기적으로, 좋아질 수 있구나.


나의 귀중한 존재들에게,

그들이 느끼기 전에 스위칭을 많이 한다.


모르는 사이에,

단련될 수 있도록.



다양한 스킬로 대하면서도,

'아차' 싶을 때가 있다.


한 가지의 태도로 대하는 것이

나태함을 낳을 수도 있다고.


새삼 느껴지면,

나는 변주를 주기 시작한다.


결국, 집중하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하루가 다르게 키가 크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존재들을 보며.


나는 매 순간 의자를 끌고 온다.

협상 테이블로.


집중해서 잘 하고 와.

'돈까스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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