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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카드 발동'

승마와 아이들 - 준비

by 로그모리


준비 - 함정 카드 발동.png
함정카드 설명 나무위키.PNG


상대 턴에 효과를 발동할 수 있다는 점.


승마는 말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운동이다.

따라서, 말의 행동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즉시 반응할 수 있는

'함정 카드' 를 하나씩 심어놓는다.



아이들이 처음 당황하는 순간은 정해져 있다.

'말이 말을 안듣고 이상한데로 가요 ㅠㅠ'


원인이 명확하다.

정확한 고삐 조작을 하지 못해서.


하지만 이 설명을 그대로 하기엔,

받아들이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나는 반대로,

고칠 수 있는 행동을 이야기 해준다.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접근하려 해도

내 몸을 컨트롤 하는 것이 어렵다.


하물며, 당황해서 눈물까지 흘리는

우리 소중한 존재들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아주 간단한 동작이라면?

울다가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고,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한다.



교정법은 단순하다.

고삐를 짧게 잡고, 뒤로 누우며 당긴다.


어려워 한다?

뒤로 냅다 눕는다.


무슨 말인가 싶을 수도 있다.

아이들은 그렇다.

상관 없다. 그대로 따라해보도록 한다.


말은 돌발 행동을 한다.

고개를 숙이거나, 다른 곳을 쳐다본다.


'발동 조건' 이다.

조건은 말이 고개를 숙이려 할 때.


'함정 카드' 는 이미 알고 있다.

'뒤로 눕는다.'



이제 모의 상황을 만들어 준다.

내가 말 머리 앞에 서서,

말이 숙이듯 고삐를 당긴다.


처음엔 놀란 눈으로 나를 본다.

다시 발동 조건과 함정 카드를 상기시키고,

당기면 바로 눕는다.


반응이 즉시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두려움을 딛고 다시 홀로 움직이도록 한다.


천천히, 자주 직접 멈추는 연습을 한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이 점차 생겨나고,

말이 고개를 숙이면 제어 후 기쁜 눈으로 나를 본다.


성공.

말의 행동에 대응하는,

카드를 하나 쥐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수업을 하며 느끼는 것이 많다.

그 중 정말 좋은 점은 본질적으로 접근하게 된다는 것이다.


알 수 없어도, 안전하도록.

이해는 나중에 해도, 지금 해낼 수 있도록.


내가 겪는 '발동 조건' 들에 맞춰,

'함정 카드' 를 하나씩 준비한다.


추가적인 턴 소비 없이,

상황을 하나씩 통제할 수 있다.


나는 지금 몇 가지의 '함정 카드' 를

준비해두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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