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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는 드릴게'

승마와 아이들 - 의지

by 로그모리
의지 - 살려는드릴게.png


가끔 나도 모르게

신나 하며 흥분할 때가 있다.


너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을 때.

심지어 웃을 때.


나는 아이들을 보며 미소를 띈다.

'살려는 드릴게'



몸은 지쳐서 난리가 난다.

입은 벌어지고

허리도 굽어지고

다리는 나풀거리고.


그 모습을 보면 긴장이 된다.

혹여 다칠까봐.


하지만, 몸은 쓰러져가도

마음이 싱싱하게 살아있을 때가 있다.


내 모든 말에 반응하고,

심지어 웃음을 잃지 않을 때.


나는 이런 순간에

주체할 수 없는 기분을 느낀다.



보다 정확히는 집중력이

아주 좋은 상태다.


배우겠다는 목표와 의지가

또렷하게 남아있는.


무아지경인 채,

안 되더라도 노력하는 그 모습은

언제봐도 황홀하다.


이때 다소 우스꽝스러운 몸동작을

섞어서 설명하는 편이다.


지친 아이들이 잠시나마 웃을 수 있게.

그리고 최대한 설명을 줄인다.


이 황홀한 순간을

나는 지켜주고 싶다.

때문에 내가 더 열정적이게 된다.



순간적으로, 나 역시

함께 빠져든다.


마치 내가 움직이는 것처럼

착각할 정도로 서로 연결 된다.


인풋과 아웃풋의 시간차가

0.5초 내외가 되는 순간.


이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수업이 끝난 후

탈진 직전인 아이도 나를 보며

같은 표정을 짓는다.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본능적인 즐거움이 가득 차오르는 기분.


그리고 아주 비약적으로

스스로에게 큰 발전이 이뤄진다.



한계까지 부딪힌 상황에서

더욱 또렷한 의지를 보인다.


단언컨데, 스포츠에서 이만큼

아름다운 순간은 없다.


이러한 순간을 보고, 느낄 수 있음에

나는 감사하고 있다.


동시에 무아지경의 경험을

놓칠 수 없다.


아주 즐거운 미소와 함께

아이들에게 말한다.

'살려는 드릴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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