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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냐, 나도 아프다'

승마와 아이들 - 이입

by 로그모리
이입 - 아프냐나도아프다.png


어쩔 줄 모르고,

지켜보기만 해야하는 상황.


많이 아껴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감정이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아프다.

언젠가는, 어느 순간에는

겪을 수 밖에 없다.


나의 아픔에는 관대한 편이다.

물리적으로 불가하기 전 까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가끔 무너지기도 하지만 괜찮다.

그건 나의 몫이니까.


하지만 정말 아프다 느끼는 순간은,

내가 아플 때가 아니다.


몹시도 아끼는 존재가 아플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마음이 저려온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판단 하에

수업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가끔, 판단을 내게 맡겨주는 경우도 있다.

조심스레 바라보기 시작한다.


더 나아지는 길 인지,

더 힘들어지는 길 인지.


정하면 다음으로 진행한다.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일 때,

나아지는 아픔이 있다.


사실 나조차도 어려운 일이기에

강요할 수는 없다.


필요한 순간이 있고,

나는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다가간다.


현재 해낼 수 있는 움직임을

새로 파악하고,

그에 맞춰 수업 내용을 수정한다.


목표는 단순해진다.

'멈추지 않고 해낼 수 있게'



사실 아이들에게도, 내게도

단순하지만 어려운 시간이다.


작은 것들 조차 이겨내야하는 상태.

행하는 사람도,

지켜보는 사람도 쉽지 않다.


고맙게도, 내 마음이 전해지는지

애써주는 모습을 보면 뭉클해진다.


실력적인 성장보다,

서로의 유대가 커지는 기분.



대신 아파주고 싶다.

대신 힘들고 싶다.

대신 짊어지고 싶다.


그를 아끼는 만큼

마음의 추는 무거워진다.


누군가 나를 향해 이랬을까,

나는 누구를 향해 이런 마음일까.


일방이 아닌,

서로 나누는 마음이었으리라.


'아프냐, 나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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