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순간들

Ep 20. The Moments I Chose

by 롤라

"But we never stop choosing who we 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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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까지 마중 나와 준 M과 아쉬운 이별을 하고 3주간 지냈던 뉴질랜드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모아나2>를 보다가, 한 장면의 대사가 마음 깊이 박혔다- 우리는 끝없이, 우리가 누구인지 선택하며 살아간다.


뉴질랜드에서의 마지막 여행에서는 순간의 선택들 덕분에, 평생 볼까 말까한 인생 무지개를 만났다.

트레킹 코스 정상에 있는 에메랄드빛 호수로 유명한 마운트쿡에 간 날은 정말 파란만장했다. 퀸스타운에서 출발해 4시간을 내리 운전해서 베이스캠프 숙소에 도착한 후 밤늦게까지 온라인 미팅을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삶은계란과 토마토, 라면까지 야무지게 먹고 출발하려는 순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숙소에서 우산도 챙겨오지 못했지만 일정상 오늘이 아니면 마운트쿡에 올라갈 기회가 없었기에 캡모자와 바람막이에 의지해 비가 얼른 그치기를 바라며 출발했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지날 수록 비는 훨씬 많이 내렸다. 트레킹 코스에 물웅덩이가 생겨 길이 점점 사라져갔고,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추워지기 시작했다.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갈까도 계속 고민했다. 어쩌면 그게 더 현명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끝까지 가보기로 결심하고 비바람과 추위를 이기기 위해 거의 달리다시피 산을 올라 트레일러닝을 간접체험하며 결국 코스 정상에 도착했을 때, 눈앞에 보인 풍경은 멋졌지만 사실 작년에 남미여행을 다녀와서 그런지 기대했던 것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결국 포기하지 않고 해냈다는 성취감과 그 작은 성공이 주는 행복감이 짜릿했다. 중요한 건 목적지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내가 계속 선택해온 것들이었다. 어떤 장애물이 있어도 그만두지 않기로 결심한 것, 힘이 들어도 끝까지 가보겠다고 마음먹은 것. 그리고 그 덕분에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인상깊었던 인생 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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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길 때부터 퇴사 후 필리핀, 뉴질랜드에서 지내며 수많은 결정들을 내릴 때까지- 모든 순간이 어려운 선택의 연속이었다. 이 두 달 간의 여행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 인생의 중요한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었다.


필리핀에서, 뉴질랜드에서, 그리고 앞으로 만날 수많은 곳에서 아마 평생 내가 누군지 찾아가기 위해 마구마구 헤매고 부딪히며 살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환경에 나를 던져두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계속 나다운 선택을 해나가는 순간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고, 그렇게 앞으로의 나도 더 다채롭게 만들어가고 싶다. <모아나2>의 대사처럼, 매 순간 내가 되고자 하는 나로 살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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