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여름 Feb 06. 2024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소개팅을 하러 나가면 상대의 못난 모습은 찾지 않아도 눈에 띄지만 예쁜 모습은 찬찬히 보아야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에겐 각자의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으니 반드시 고운 부분이 하나쯤은 있다. 나는 예쁨을 잘 찾고 쑥스러워하면서도 구태여 입 밖으로 꺼내는 사람이다. 칭찬과 애교에 두루 능한 나를 보고 친구는 어떻게 그렇게 입바른 소리를 잘하느냐고 물었다.

“약간 과장을 하는 거지. 10%의 장점을 90%처럼 말하면 돼. 아예 거짓말은 안되고 10%의 진심은 있어야 해.”

칭찬을 잘하는 만큼 듣기도 좋아했다. 옷이 예쁘다고 하면 ‘내가 패션 센스가 좀 좋지’라고 생각했고 얼굴이 좋아 보인다고 하면 ‘요새 피부가 좀 쩔지’라고 확대 해석했다. 그렇게 말하고 들은 티끌을 모아 자존감이라는 모래성을 쌓았다. 하지만 타인의 칭찬으로 세운 나는 또 다른 이들의 비난으로 너무나 쉽게 무너졌다.


스스로 자존감을 보전할 힘이 필요했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가수 서현이 인터뷰를 한 내용을 읽게 되었다.


"최후의 승자는 선한 사람이다. 착하고 정직하게 사는 게 손해 보는 것 같지만 동기와 목적이 선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그것이 이기는 게 아니더라. 이런 생각을 잊지 않고 살아가면 좋겠다."


그녀의 말을 듣고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되었다. ‘착하게는 못 살아도 바르게는 살아야겠다.’ 다른 사람이 착하다고 여길 만큼 선하게 살 자신은 없지만 내 양심에 어긋남이 없도록 바르게 산다면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해서 요령껏 비겁하게 구는 것이 되려 편리하고 똑똑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불편을 무릅쓰고 오래 걸려도 정도를 걷는 사람들에겐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우직한 믿음이 있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한다. 비효율적이거나 고리타분해 보일지라도 옳다고 믿는 행동을 할 때 내 안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것이 위태로운 순간에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자존감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바르게 사는 것과 함께 스스로를 신뢰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이 정한 약속을 지키는 반복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성취감을 느끼고 스스로를 믿을 만한 사람으로 여길 수 있게 된다. 지키기 어려운 ‘대청소하기’ 같은 과업을 정하지 말고 ‘하루에 5분만 청소하기‘라는 가벼운 약속을 한다. 오늘은 식탁 위만 치우자. 다음날은 화장대 위만 치우고 또 다른 날은 안방 바닥의 머리카락만 쓸어 버린다. 퇴근을 하고 멀끔해진 집에 들어오면 귀찮았던 5분을 감수하고 움직였던 어제의 내가 대견스럽다. 작은 일이라도 성공하는 경험을 연속적으로 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긴다.‘나는 왜 이렇게 정리가 안 되는 거야’ 속상했던 마음이 ‘나는 마음먹은 일은 해내고야 마는 사람이다.’라고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친구들에게 칭찬을 졸라 먹어 자존감을 키웠던 나는 이제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찬사에 의지 하지 않는다. 삶의 방향에 대하여 고민하고 열심히 살아왔던 나의 판단과 행동을 좀 더 믿어 주기로 한다.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자존감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바르고 성실하게 산다. 누군가 나에게

“여름 씨는 참 좋은 사람인 거 같아요” 말을 한다면

“네! 저는 좋은 사람이에요!”라고 한치의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믿음은 언제나 나의 가장 큰 뒷배가 된다.

이전 06화 엄마는 자존감 도둑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