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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쓰롱썸 Sep 18. 2016

베트남 음식 어디까지 알고 있니? 분짜

맛있는 분짜의 기준은 무엇일까

분짜, 그게 뭔데?



맛있는 분짜는 둘째치고, 분짜라는 음식 자체가 생소한 사람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그 중 하나였고. 나같은 경우는 분짜를 알기도 전에 분짜를 먹게되었다. 베트남 쌀국수는 담백한 포(pho)가 전부라 생각했는데 분짜는 포와는 상당히 다르다.


맛있는 분짜를 고르는 법을 알아보기 전에, 분짜(Bún chả)가 어떤 음식인지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분짜에 대한 위키피디아 설명이 궁금하다면 아래의 주소 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Bun_cha

 

분짜(Bún chả)의 분(Bún)은 국수를, 차(chả)는 기름진 돼지고기(chả)를 의미한다. 이름 그대로, 그릴에 구운 돼지고기와 국수를 달콤한 국물에 담가 먹는 음식이다.


분짜는 하노이에서 처음 먹기 시작하였고, 오늘날에도 하노이언들의 사랑받는 음식이다. 분짜와 쌀국수가 하노이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크다. 하노이 외의 다른 지역에서는 분짜가 bún thịt nướng 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2인분 같은 1인분 분짜


고기는 정말 딱 돼지 갈비 맛이라 한국인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맛이다. 달달한 소스에 불맛이 곁들여져 입에 착 감긴다. 국물에는 늘 그렇듯 약간 절여진 파파야(사실 무랑 구분을 잘 못 하겠다. 파파야라는 것 같다. 딱 무 맛)랑 당근 약간이 동동 떠있는데 비주얼은 흡사 동치미이다. 그러나 동치미만큼 개운하거나 짭짤하지는 않다. 그러고보니 동치미에 말아먹어도 훌륭하겠는걸 


구운 돼지고기가 이미 따뜻한 국물에 담가져 있는 경우도 있고, 국물과 돼지고기가 따로 서빙되어 직접 한 점씩 담가 먹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이미 담가져서 나오는 것이 더 보편적인 방식이라는 듯하다. (꽌안응온에서는 비닐장갑을 낀 점원이 테이블에서 직접 꼬치에서 돼지고기를 분리해준다. 직접 고기와 국물을 섞어 먹어야 한다)


이 음식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종류의 야채를 수북히 쌓아 함께 준다. 고수 말고도 이름을 알 수 없는 각종 향이 나는 민트, 타이 바질, 상추같은 것들을 주는데, 생각보다 고수의 비율은 항상 그리 높지 않았다. 아마 고수는 좀 비싼 게 아닐까 싶다. 깻잎같은 야채도 있고, 민트도 있는데 이 녀석들의 향은 보통 센 게 아니다.그나마 고수가 그 중 가장 여린 느낌. 거친 녀석들 민트를 좋아하기는 해도 음식에서 민트향이 나는건 좀 이상했는데, 요새는 그럭저럭 좀 적응하게 된 것 같다.


원하지 않으면 야채는 같이 먹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먹다보면 왜 그렇게 향이 강한 야채가 같이 나오는지 어느정도 이해하게 된다. 굳이 여러번 먹지 않아도, 한 그릇을 다 먹을 때 즈음되면 알 수 있다. 기름진 돼지고기가 국물에 들어간 달콤하고 따뜻한 국물이 처음에는 입에 착 감기며 맛있다가도, 어느정도 이상 먹다보면 금방 느끼해져서 힘들어지는데 이 때 함께 서빙된 라임, 야채, 고추가 막판 스퍼트를 낼 수 있게 된다.



맛있는 분짜의 조건은 무엇일까


사실 이런 질문 자체가 우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맛있는 분짜를 고르는 것은 맛있는 비빔밥을 고르는 일보다 까다로운 일일 것이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당연한 이야기만 하겠다!


1. 훌륭한 고기

분짜에는 그릴에 구운 스언 느엉과 미트볼 같은 고기(이름이 따로있던가...?)가 들어간다. 고기가 '고기다움'을 가지고 있고, 고기 양이 적지 않고, 질기지 않아야 한다. 불맛이야 어디든 훌륭하지 않을까


2. 적당히 달콤한 국물

가끔 어떤 집은 너무 심한데 싶을 정도로 달다. 과하게 달지 않은 국물에 잘 피클링된 파파야가 훌륭한 국물의 조건. 너무 달기만 하면 쉽게 물린다.


3.신선한 야채

가장 확인하기 쉬운 조건이다. 이미 자리에 앉아 먹고있는 사람들의 야채를 유심히 살피면 야채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야채를 아예 안 넣어먹을 수도 있으므로 누군가에게는 의미 없는 조건이 될 수도.


그렇다면 분짜는 어디서 먹는 것이 좋을까?



아주 좋은 질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질문이다... 아직까지 한 그릇을 정신없이 해치울만큼 맛있는 분짜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어디를 추천해야할 지 모르겠다.


음식의 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문짜는 다소 어려운 음식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매연 가득한 하노이 길거리에서 연탄불 피워가며 굽는 돼지고기가 들어가서 깨끗하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고급 베트남음식점이라면 얘기는 좀 달라지겠지.


아직 '인생분짜집'으로 추천받은 곳을 못 가봤는데, 그 곳을 포함해서 몇 군데 더 가보고 분짜 음식점 추천을 하도록 하겠다.


온 거리가 뿌옇게 될 정도로 많은 양의 고기를 쉬지 않고 굽고 있다

 
+ 주말에 다녀온 곳을 소개하려 한다 !


로컬 친구 추천에 의하면, 항마잉 거리에 있는 유명한 분짜집 bun cha hang manh 보다 맛있다고 하는데 그곳은 아직 가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고, 이 곳에 가면 굳이 다른 곳과 비교할 필요 없는 훌륭한 분짜를 먹을 수 있다.



주소 : 104 c4 tran huy lieu

호안끼엠과는 꽤 거리가 있다. 여행 일정을 변경해갈만큼 맛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적당히 훌륭한 분짜는 호안끼엠 근처에도 많이 있을 듯 하다. 근처를 갈 일 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볼만 한 곳이다.



분짜의 스언느엉을 굽고 계시는 아저씨


분짜는 아침이나 점심으로 먹는 음식이라 저녁까지 분짜를 파는 곳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더더욱이 분짜만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면 저녁 장사는 안 할 확률이 높다. 이 집은 보통 두시면 재료가 다 떨어진다고 하고, 내가 간 날은 주말이라 그런지 더 일찍 한시쯤 장사가 끝났다. 난 다행히 거의 마지막 손님으로 허탕치지 않을 수 있었고 나 다음에 온 손님은 결국 헛걸음하고 다른 집으로 갔다.


적당한 양의 국수와 꽤 많은 고기가 나온다

기호에 맞게 테이블에 있는 이것 저것을 넣어먹으면 된다. 후추, 피클같이 생긴 식초를 조금 곁들이면 맛이 더욱 좋다. 이 곳의 아쉬운 점 하나는 야채에 고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생각 외로 고수가 어느 음식에나 듬뿍듬뿍 나오지 않는다. 있더라도 아주 조금 있는 경우가 많았다.




위의 사진처럼 야채를 국물에 담가서 국수와 고기를 함께 즐기면 된다. 야채는 역시 상추가 가장 무난하다. 로컬이라고 항상 야채를 듬뿍 넣어 먹는 것은 아니더라. 이런 처음 야채를 먹는 사람이라면 한 이파리씩 먹어보고 맘에 드는 것만 넣어먹어도 좋다.



이상으로 분짜편 끝.

아직 분짜 국물을 어떻게 만드는지도 모르니 수박겉핥기로 분짜를 공부했다고 할 수 있다. 혹시라도 더 궁금해지면 분짜 국물편도 쓰도록 하겠다. 한국인 사이에 워낙 유명한 자스파스는 아직 안 가봤다. 가격이 로컬 분짜의 세배는 되는 것 같던데 대체 어떤 분짜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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