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처음 비행기를 타시나요?

아기야 잘 부탁해~

by 이보소

코로나 이후 떠나는 첫 해외여행이자 아기와 함께 떠나는 여행. 오랜만의 인천 공항은 그렇기에 더욱 설레었다. 사람은 큰 일을 겪고 나면 한층 성숙해진다. 코로나 이후의 오랜만의 공항도 그러했다. 공항 자체는 그대로인데 그 속의 공기는 진중했다 할까. 수하물 처리도 셀프 시스템으로 하는 바뀐 공항 풍경. 코로나가 세상을 바꾼 것인지, 기계가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인지. 아마도 아기가 훌쩍 크는 날에는 또 다른 풍경이 나를 맞이할지도 모르겠다


아기와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을 썼던 건 아기와 함께 비행기 타기였다. 행여 울음이 터져 동행하는 승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진 않을지, 혹여 귀가 먹먹하여 불편해하지는 않을는지 같은. 두 시간 삼십 분 남짓한 비행시간 동안의 아기의 반응이 걱정됐다. 인터넷을 여기저기를 기웃기웃하며 이런저런 정보들을 수집한 결과, 아기와 비행기 타기의 포인트는 이러했다.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려 행여 벌어질 소란을 잠재우는 것"

아기와 처음 비행기를 타시는가? 그렇다면 아래 준비물들을 참고하길 바란다.


< 18개월 아기랑 비행기 타기 준비물 >


1. 주스, 우유, 물 등의 음료수(이륙 시 필요)

높은 곳에 오르면 기압으로 인해 귀가 먹먹해진다. 비행기가 타면 흔히 겪는 현상인데 어른이야 하품을 하거나 침을 삼키거나 하면 되지만 의사소통이 안 되는 아기라면 먹먹한 귀는 울음의 포인트가 될 수가 있다. 규정상 주스와 우유, 물 같은 액체류는 개별 용기 기준 100ml 초과 시 기내 반입 불가이다. 다만, 전체 용량 기준으로는 1L까지 가능하기도 해서 소량으로 챙긴 음료수는 검색대 통과가 가능했다.

아기와 비행기 타기 첫 미션! 비행기 이륙할 때 음료수 먹이기. 미리 준비한 음료는 그렇게 사용됐다. 물론 이륙이 끝나기도 전 음료를 다 마셔버렸지만, 어쨌거나 우려했던 비행기 이륙은 예상외로 평온했다.


2. 과자 등의 간식류

활짝 웃으면 위아래 이로 가득한 18개월 아기. 잇몸으로 간식을 먹던 떡뻥의 시기는 지났고 이제는 어느 정도의 맛이 가미된 간식을 좋아하게 됐다. 한참을 칭얼거려도 간식(까까)을 가져다주면 금세 조용해지는 아기. 불시에 튀어나올 칭얼거림을 잠재우기 위한 필수 준비물은 바로 간식이다.

건조 과일, 곡물 과자, 맛밤 등은 그렇게 가방 속에 한 자리를 차지했다. 기내 아기 이유식도 신청했지만 입맛에 맞지 않는지 거의 입에 대지를 않았다. 간식을 사전준비했던 건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3. 태블릿 PC

미디어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tv 영상을 잘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 간혹 최소한의 움직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손발톱을 깎을 때'나, 엄빠의 불안정한 음정을 커버해 줄 '동요를 들려줄 때' 같은 특수 사례를 제외하고는 집에서 tv 시청은 극히 드물다. 빈도수가 많지 않은 탓인지 간혹 tv를 보면 넋을 놓고 고도의 집중력을 보이는데 미디어는 이에 큰 역할을 한다.

고도의 집중력이라는 장점(?)을 참고하여 평소 좋아하는 동물 콘텐츠와 캐릭터 영상을 태블릿 PC에 저장해 놓았다. 넋을 빼놓기 위해 엄선한 영상들. 영상 저장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했는데 검색하면 적합한 영상이 나오기도 하고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는 기내에서도 오프모드로 시청이 가능하므로 편의성이 꽤 좋다.


4. 장난감

이번 여행에서 장난감은 따로 챙기지 않았다. 이유는 장난감을 잘 가지고 놀지 않기 때문이었는데(그림책에 더 흥미를 보이는 18개월 아기님) 기내에서 아기 탑승객들에게 한해 간단한 퍼즐이나 색칠놀이를 선물로 받고부터는 장난감 또한 준비물 중 하나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간이 테이블에서 한참 갖고 노는 아기. 아기의 성향에 따르겠지만 애정하는 애착 인형이라든가 장난감 등도 옵션으로 챙겨 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5. 봉투

혹여 모를 구토를 위해 봉투를 챙기는 것도 좋다. 한창 감기가 걸리면 기침을 계속하다 토를 하기도 하는데, (자의로 기침을 자제할 수가 없어) 비행기에서 그대로 토를 하면 꽤 당황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하여 미니 봉투 하나 정도를 챙김도 당황스러움을 잠재우기 위한 좋은 준비물이다. 물론 비행기에 간이봉투가 비치되어 있긴 하지만 혹시 모르니 조금의 여분을 더 챙김을 추천한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가 운다면? 이럴 때는 방법이 없다. 말도 못 하는 아기에게 무엇을 바라랴. 최대한 달래주는 것이 방법. 결국은 안전하고 편안한(?) 비행은 모두 아기에게 달려 있다는 것. "아기야 잘 부탁해~"라는 간절하고 절대적인 주문과 함께 우리 가족의 첫 비행기 이륙이 시작되었다.


첫 비행이라 엄빠도 긴장을 했다. 사전 체크인으로 미리 지정한 창가 쪽 자리. 아기를 무릎에 앉히고 창가 좌석의 창밖을 보여주며 시선을 끌었다. 출발 활주로에 비행기가 이동을 하였고 곧 비행기가 이륙할 때가 되었다. 임박한 이륙 준비에 가방 속에서 배도라지 주스를 꺼냈다. 살짝 꺼내기만 하려고 했는데 눈에 보인 주스 속 토끼 캐릭터를 보고는 곧바로 달려드는 아기. 아직 비행기가 뜨지도 않았는데도 조그만 입은 어느새 주스를 쪽쪽 빨고 있다. 꿀꺽꿀꺽 잘도 마시는 아기. 100ml의 용량은 금세 바닥이 났다.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은 비행기는 계속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젠장. 타이밍이 빨랐다. 정상 괘도에 오르지 않은 비행기. 아빠는 귀가 먹먹해져 가는데 아기는 아무렇지 않은듯 했다. 생애 첫 비행기에 기분이 좋은 것인지 천하태평인 아기. 어쨌거나 다행이다. 두 시간 삼십 분 중 막판의 삼십 분은 집중력을 잃고 좌석을 벗어나려 아등바등했지만 큰 무리 없이 오키나와에 도착을 했다. 아기의 비행시간을 고려하여 선택한 여행지 오키나와. 두 시간 여의 비행시간의 결과는 꽤 성공적이었다. 걱정했던 첫 비행은 결과적으로는 큰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선방이다! 좋았어~" 이제 오키나와 여행을 즐겨보자고.


아기와 오키나와여행.jpg 아기와의 첫 비행기. 하늘이 아주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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