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보소 May 22. 2024

그렇다! 나는 아빠다!

24년 5월

초과 근무 인간

새벽 시까지 일을 하고 출근을 한다. 업의 특성상 아주 빠듯한 일정으로 제안서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일이 종종 있다. 항상 '업무 시간만큼만 일하자'를 마음에 새겨 놓고 있지만 요새는 업무 시간을 지키는 날이 전무하다.

출근하면 타 부서와의 미팅이 사방팔방 있고 비건설적인 시간이 흐르고 나면 결국은 심야 시간을 이용해서 일을 마무리해야 하는 패턴. 늦은 밤 열게 된 노트북은 또다시 초과근무 모드로 이끌었다. '여기까지는 해야 돼-'라는 목표치를 달성하려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새벽 네 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1차 마무리. 깜깜한 새벽 일주일에 한 번인 분리수거까지 다하고 나서 잠깐의 잠을 청했다. 시간 여의 짧은 잠을 청하고 다시 회사로 향한다. 초과근무가 힘 빠지지 않도록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외로운 노동자(외노자)

한 주에 세 개의 제안서를 마무리해야 하고 세 번의 광고주 미팅을 가야 하고. 살인적인 스케줄을 쳐내야 하는 나는야 외로운 노동자. 팀원들은 재택근무를 하 오늘 또한 나 홀로 회사 출근을 했다. 집중력을 위해 회사에 나왔는데 회사에 나오니 이 부서 저 부서 사람들이 날 붙잡고 말을 건다.

"이건 어떻게 하나요. 저건 어떻게 하나요."

'저기 이 사람들이요. 이럴 거면 제가 그냥 집에서 일을 했지 왜 회사를 나왔겠습니까.'

다들 똑같은 노동자인데 나만 유달른 느낌이다. 기분 탓이 아닌 게 맞는 것 같아 더 외로워진다.

그렇다. 나는 아빠다!

연이은 야근의 피로를 풀자며(?) 타 부서 사람들 아주 늦은 저녁 식사 제안을 했다.

'야근에는 반주가 제일이죠. 다음날은 휴일이기도 하고요.'

적당한 알코올이 흡수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 내 몸은 치명적인 피곤을 얻었다. 무제한적인 휴식이 필요했지만 현실은 아빠의 삶이 펼쳐져 있고. 화창한 날씨까지 더하니 아기는 더욱이 집에 있기를 거부했다. 점점 후퇴해 가는 몸뚱이를 끌고 꾸역꾸역 나간 바깥나들이. 세상에나 마상에나 활력을 얻기에 더없이 좋은 날인데 몸은 회복 기미 좀처럼 없다.

'아빠여 정신 차리세요.'

바깥나들이에 신이  아기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다. 진정한 활력이다. 해맑은 충전제를 억지로라도 젊은 척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렇다! 나는 아빠다!

이전 07화 나는 이기적인 남편이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