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심어린 로레인 Jan 15. 2022

아이와도 1 on 1 합니다.



오늘은 둘째와 단둘이 데이트를 하는 날이다. 프리랜서 직업의 가장  장점이라면, 아이의 어떤 상황에도 언제나 맞출  있다는 . 그래서 아이가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불평이 잦거나, 갑자기 코로나19 어린이집 폐쇄가 되는 날에 항상 대기조처럼 아이들에게 붙어있을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어린이집에 새로운 장난감을 들고 가는 것에 한껏 들뜬 아이에게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밀첩 접촉자가 나와 어린이집에   없다고 말하자, 서러움에 눈물이 폭발해버렸다.


“어린이집 가고 싶어… 갈 거야”


울음을 그칠 생각이 없자, 나는 데이트 찬스를 꺼냈다.


“오늘은 엄마랑 데이트하면 어때?”


아이는 단숨에 울음을 그치더니,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엄마를 쳐다봤다. 나는 아이에게 웃으며 데이트 코스를 읊었다.


“음, 오늘은 아이스크림도 먹고, 엄마랑 우체국 가서 편지도 부치고, 놀이터에 가서 미끄럼틀도 탈까?”


데이트 코스엔 엄마가 오늘 해야만 하는 일도 살짝 포함되어있다. 완벽한 데이트 코스는 아니지만, 한 아이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점에서는 엄연한 데이트다. 아이와 길을 나서는 데 생각보다 날이 추워서 놀이터까지 가지는 못했다. 소박하게 맥도널드에서 초콜릿 아이스크림 콘을 먹으며 아이의 얼굴에 행복 도장을 깊게 새긴다.


두 아이를 육아하면서 어른들의 이야기를 종종 떠올려본다.


 손가락 중에  아픈 손가락 없다.
편애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이들끼리 서로 질투더라.


나 역시 아이 둘을 고루 사랑하려고 노력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자꾸 잔소리가 먼저 나오는 아이도 있고, 어떤 행동에도 그저 여유롭게 받아주는 아이도 있다. 첫째라서, 둘째라서 갖은 이유로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도 한다. 아이를 향한 사랑을 나의 언행이 제대로 흘려보내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면, 한없는 자괴감이 솟구쳐 올라오고, 자신감이 바닥을 친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솔루션은

아이와 1:1 (1 on 1)하는 것이다.


회사에서 면담을 지칭하는 이 말이 아이에게도 적용될 줄이야. 막상 아이 한 명, 한 명씩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일부러 마련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그 효과는 확실히 다르다. 아이는 서로 엄마나 아빠와의 추억이 더 쌓였다는 프라이드를 갖고 상대 형제를 바라보기 시작한다. 특별히 데이트 코스를 비싸게, 힘들게 짜는 것도 아닌데, 아이가 엄마의 시선과 시간을 독점했다는 것을 느끼면 만족감이 커지는 듯하다.


아이마다  달에 적어도 한두 번씩 단독 데이트를 한다. 아이들이 종종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기억해두고 가급적 데이트 코스의 메인으로 세팅해 아이의 꿈을 이뤄주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엄마 말의 무게감을 쌓아 나간다. 덕분에 상황에 따라 아이를 잘 달랠 수 있다.


아들, 엄마는 너한테  약속을  지켜주는 사람이잖아!”

. 맞아! 엄마


아이에게 엄마의 사랑도 새기고, 신뢰도 얻을 수 있어 감사하다. 이제 일곱 살, 네 살. 앞으로 갈길이 멀지만, 나는 이 육아 꿀팁을 앞으로도 꾸준히 정기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엄마와의 달콤한 추억과 유대감이 쌓이면, 사춘기의 폭풍이 조금은 잦아들지 않을까 기대하며.




이전 25화 해외 공항에서 캐리어 분실이 아이에게 미친 영향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