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시즌 준비, 면접의 심리학
면접 전체를 다 잘 볼 수 없을 텐데 선택과 집중할 수 없을까? 3명의 면접관이 한 지원자에게 같은 점수를 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어떤 면접 유형이 면접관의 평가점수 편차가 가장 적을까? 블라인드 면접에서 면접관은 고작 30분이란 시간 동안, 지원자의 우수함을 반드시 파악해서 점수화해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까?
면접관도 사람인데, 계속 똑같은 면접을 보면 지루하지 않을까? 면접관 1명이 1인당 30분씩 하루에 총 16명(오전 8명, 오후 8명)을 마주할 때 평가기준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30분 동안, 몇 가지 질문만으로 'A 또는 C'라는 점수를 부여할 수 있을까? 면접관 교육이 현장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관상을 보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대기업의 면접관 자격기준을 한 번 살펴보자.
통상 직군 또는 직무별로 신입사원을 모집하는 만큼 면접관 역시 모집하는 직군/직무 출신의 차/부장급과 임원을 대상으로 한다. 예를 들어, PT면접은 부서장급(차/부장급) 3명, 임원면접은 임원 3명, 창의성/상황면접은 과/차장급 3명, 이런 식으로 면접장 1곳마다 면접관 3명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100명의 최종합격자를 뽑아야 하는 A회사의 경우 면접대상자는 208명(16명×13개) ~ 256명 (16명×16개 면접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PT면접, 임원면접, 창의성/상황면접 등 각 면접당 주어진 시간을 30분이라고 가정한다면 면접관이 Full-time (8시간/1일) 동안 면접보게 될 인원수는 16명이 된다. 결국 장소와 면접관, 그리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면접대상자를 최종 합격인원 대비 3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장소의 제약도 있지만, 면접관들이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보니 하루 종일 면접장에 묶여 있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입사원 선발을 위한 면접, 그 자체도 결국 회사에서는 '일'이 돼버리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
자기 방에 들어온 면접대상자가 서울대 혹은 해외대, 아니면 지방대 출신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몇 가지 질의응답만으로 평가점수를 매긴다는 것 자체가 면접관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또한, 블라인드 면접에서 'C'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으나, 인성면접에서는 지원자의 스펙을 본 임원들이 전원 'A'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면접 과정 전체가 모두 블라인드 형태라고 단정 짓는 실수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기업의 면접 스타일을 살펴보면, 지원자 1명당 면접관 3명이 기본이며, 평가등급 및 결과를 모두 합산하여 상위자를 리스트업함으로써 합격자 커트라인을 정한다. 즉, 면접관의 평가표는 수년간 기록에 남게 되며, 합격자에 한해서는 회사의 인사카드에도 기록이 남게 된다. 그만큼 채용면접의 평가결과는 중요하게 다뤄진다. 즉, 블라인드 형태의 면접에서 평가결과의 변별력을 높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