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또 걷다

by 이서진

매일 저녁. 우울증이란 늪에서 나를 꺼내줄 사람을 기다린다.

바로, 남편이다.


병원 가는 날 말고는 거의 집에 있기 때문에 남편과 늦은 밤 산책이 그날 나의 첫 외출이다.

한 시간 정도 걷고 와도 저녁 10시 전이면 집에 도착한다.

KakaoTalk_20231028_162325713_02.jpg 10월의 걷기 달력~!



남편이 야근을 하거나 저녁 모임이 있으면 걷지 않고 집에서 쉬는데 그런 날은 이상하게 더 피곤하다.

저녁 8시만 되면 잠이 쏟아져 아들보다 일찍 잔다.


그래서 남편은 가능한 집에 일찍 오려고 노력한다.

반려견을 산책시켜야 되는 주인처럼 의무감을 갖고 나를 산책시켜 준다.











처음엔 걸으면서 얘기하는 게 숨이 차고 힘들었는데 이젠 빨리 걸으면서도 대화할 수 있게 됐다.

체력이 좋아졌나 보다.


더울 때 걷기 시작했는데

남편과 걷는 날이 하루, 이틀 쌓이다 보니

가을이 됐다.

밤이라서 제법 춥기까지 하다.










걷고, 걷고. 또 걷는다.

손잡고 걷다가 빠르게 걸을 땐 따로 걷지만

어쨌든 같이 걷는다.
















지금은 잠시 멈췄지만

원래 있던 나의 길로 돌아가기 위해

걷고, 또 걷는다.


남편과 함께 걷던 추억이 남았으니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keyword
이전 04화나와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