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희 Aug 11. 2017

피드백하는 법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피드백받을 일도 많고 피드백을 줘야 할 때도 많다. 요즘은 피드백을 받는 순간보다 피드백을 해야 하는 상황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해줘야 하는 것이 진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1

 지난주 다른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동생이 고민이 있어 보여서 만나자고 했다. 만나자마자 무슨 고민이 있냐고 물었더니 본인이 일을 너무 못한다는 것이었다.

'아... 입사한 지 2개월밖에 안되었는데 당연히 일을 잘할 수 없지!'

그런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그 고민이 깊어서 놀랐다.  


"전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서 가져갔는데 선임님께 '넌 내가 시간을 그렇게 많이 줬는데 이거밖에 안 해왔냐.'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깊은 자괴감에 빠졌어요. 전 왜 이렇게 못할까요..."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머릿속이 복잡했다. 지난날의 나의 피드백이 떠올랐으니-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고민한 거 맞아요?'

'대충대충 한 것 같은데.'

'이거 진짜 별로다.'




 피드백을 한다는 것은 '결과에 대해 알려주어 앞으로 일어날 일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지난 일의 결과에 대해 알려주는 행위가 앞으로 일어날 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더 나은 혹은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피드백의 목적은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함일 것이다. 위와같은 피드백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큰 자극이 되어(분노와 오기와 같은...) 좀 더 나은 아웃풋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러한 피드백들은 대부분 좋은 결과물을 기대하기 어렵다. 심지어 인간관계도 나빠지는 것 같다. (끙)





#2

 굉장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크리에이티브 영역'에 대한 피드백이 상당히 어렵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한 피드백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들어 이사님께 여쭤봤다.


사람에 대한 비난을 하지 말고,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 그 사람에 대한 감정적인 이야기 말고.


'시간을 줬는데 이거밖에 못해?', '너 왜 이렇게 대충해?'라는 표현은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화살이 돌아간다. 이러한 피드백들은 제대로 된 결과물을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내 의도도 잘 전달되지 않는다. 알면서도 순간순간 내뱉는 나를 보면서 참 일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는

1. '일하는 태도'에 대한 문제를 피드백하고 싶은지
2. '결과물'을 피드백하고 싶은지


더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한다. 피드백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내 딴에는 할 만큼 했어.'의 태도가 아니라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수용할 자세가 되어있는지 꼭 생각해봐야 한다.

 


 아무튼 나는 피드백을 하는 목표점은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피드백을 잘할 수 있을까.






1.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좋은 환경과 좋음의 기준'을 만들어주기

 여러 사람들과 일을 할 때 스스로 기준을 세워야 하는데 경험이 부족한 신입일수록 그게 참 어렵죠. 그래서 관찰이나 간접경험으로 그 기준이 하나씩 만들어질거예요. 주변에 좋은 선배나 동료가 있다면 여기까지 (기준을) 끌어올리는 게 좋다-! 라며 스스로 어떤 게 좋은지 알게 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해요.
- 유나 선임님과의 대화 中

 유나 선임님은 신입 마케터에게 '왜 이렇게 카피를 써왔냐고.' 나무라기 전에 어떤 것이 좋은 것인지, 어떤 글이 목적에 닿을 수 있는 글인지 주변에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스스로 잘해나가기는 정말 힘들다. '시간을 줄 테니 혼자 알아서 잘해봐.' 가 아니라 주변 팀원들이 같이 끌어올려주고, 환경을 만들어줘야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2. 사람에 대한 이해

 사람에 대한 이해는 어떤 일이서든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터에게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이해하는 과정이 꼭 필요한 것처럼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과정도 꼭 필요하다. 그 상대방을 알지 못하고는 절대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다. 소비자들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팀원들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3. 나의 감정을 객관화하기

 감정을 꼭 전달해야 할 상황이라면, 나의 감정을 객관화하여 말해보려고 한다.

'이러한 문장 때문에 나는 OOO 한 감정을 느꼈다.'

'AAA 한 것 때문에 내 기분은 이러한데, 조금 더 생각해볼까.'



4. 의도를 잘 설명하고 제대로 설득하기

 나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말고 의도를 분명히 하는 것. 어렵지만 꼭 챙겨야 할 부분이다. (어렵다 어려워.)



5. 생각할 '빈틈'을 주기

말 없는 자는 상대방을 수다쟁이로 만든다.
-생각의 기쁨. 유병욱

 이미 내 머릿속에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답을 내려놓고 상대방과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최악인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안 좋았던 적이 많았기에 참 많이 반성했다. 상대방에게 생각할 여지를 만들어주자. 어떠한 이유에서든 '빈틈'과 '여백'은 상대방의 머리 속에 생각할 공간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참 좋은 것 같다.



어제보다 오늘의 나는 조금 더 본질적인걸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온전한 마케터가 되고 싶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