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빠르게 자랐다.
고개를 가누기 시작하고, 옹알이를 하고,
작은 발로 세상을 똑똑 두드리기 시작했다.
걸음마를 배우던 날,
너는 넘어질 때마다 나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
나는 그때마다 달려가 너를 품에 안았다.
너에게 아빠는 넘어졌을 때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었다.
세상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울 때 너는 늘 내 손을 찾았다.
내 손을 잡으면 세상이 안전해지는 것처럼,
작은 손으로 내 손가락을 꼭 붙잡고 웃었다.
아빠라는 이름은 너의 눈 속에서 더욱 특별해졌다.
어떤 장난감보다, 어떤 친구보다
아빠가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믿던 시간.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탈 때도,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길을 걸을 때도,
너는 언제나 뒤를 돌아보며 나를 찾았다.
"아빠, 보고 있어?"
작은 목소리로 확인하던 너를 향해
나는 언제나 손을 흔들어 보였다.
"보고 있어, 괜찮아."
그 시절의 너는,
아빠가 세상의 전부라고 믿었다.
아빠가 웃으면 너도 웃었고,
아빠가 다정히 손을 내밀면
주저 없이 달려왔다.
나는 그 시간이 영원할 거라 착각했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너는 내 손을 잡고,
내 곁에 머물러 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안다.
그 순간들은 짧고 찬란한 봄날처럼
잡으려 할수록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것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아빠를 세상의 전부로 믿던 그 시간.
너의 맑은 눈빛과 작은 손,
그 모든 것을 온전히 품을 수 있었던 시간.
그 시절을 기억하는 한,
아빠라는 이름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서 가장 빛나는 이름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