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정말 신기할 정도였다.
아빠만 보면 세상 가장 환한 얼굴로 웃었다.
눈이 휘어질 만큼, 입꼬리가 귀에 걸릴 만큼.
내가 하는 말이나 몸짓이 우스워서가 아니라,
그냥 아빠라는 존재 자체가
너에게 기쁨이었던 것 같다.
어디를 가든, 무얼 하든 너는 항상 내 손을 꼭 잡았다.
짧은 다리로 종종걸음을 치며,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쓰던 너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잠깐이라도 손을 놓치면
깜짝 놀라 두리번거리며 나를 찾던 너.
그 작은 손이 다시 내 손에 닿을 때
나는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안정감을 느꼈다.
너는 아빠 손만 잡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믿었다.
사람 많은 시장 골목도,
낯선 공원의 미끄럼틀도,
높고 가파른 계단도.
내 손을 잡은 네 작은 손은 말해주고 있었다.
"아빠가 있으니까 괜찮아."
너에게 나는,
세상의 중심이었고,
세상의 안전이었고,
세상의 가장 든든한 울타리였다.
그 시간들이 얼마나 짧고 찬란한 것이었는지를
나는 네 손이 점점 크고 단단해질수록 알게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내 손을 꼭 잡지 않아도
스스로 걷고,
스스로 넘어지고,
스스로 일어서는 너지만,
나는 여전히 기억한다.
아빠만 보면 웃던 너의 얼굴, 내 손을 꼭 잡고 어디든 따라오던 그 작고 따뜻한 손
그 모든 순간들이
내 인생 가장 빛나는 장면들이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