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점점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혼자서 신발을 신고,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어릴 적에는 무엇을 하든
"아빠, 같이 가!"
"아빠, 도와줘!"
하고 내 손을 찾던 네가,
이제는 가끔 내게 등을 보이며
혼자서 세상으로 걸어 나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미소 지었다.
너의 성장과 용기가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그 미소 뒤에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아주 작은 외로움이 함께 있었다.
너를 향해 내밀었던 손이
어디에도 닿지 않을 때,
네가 더 이상 나를 찾지 않고도
잘 웃고, 잘 걸어가고,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마음속 어딘가
조용히, 아주 조용히 쓸려 내려가는 걸 느꼈다.
'이렇게 조금씩 멀어지는 거구나.'
'이렇게 조금씩 나 없이도 괜찮아지는 거구나.'
그건 기쁜 일이면서도,
또한 아쉬운 일이었다.
내가 그토록 바랐던 네 성장 속에는
언제나 이런 조용한 상실이 따라붙는다는 걸
나는 너를 키우며 알게 되었다.
아주 작은 외로움,
아주 작은 아쉬움.
하지만 그 감정들은 결코 슬픔만은 아니었다.
그건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너를 믿고, 보내고, 지켜보는 사랑.
네가 내 품을 떠나
너만의 세상을 향해 나아가도록
조용히 응원하는 사랑.
그렇게 나는 배워갔다.
아버지가 된다는 건,
기쁨과 외로움을 동시에 품고 살아가는 일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