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너는 내 손을 꼭 잡았다. 작은 손으로 아빠 손가락을 잡고 어디를 가든 나를 따라왔다.
조심조심 걷던 너를 위해 나는 늘 한 걸음 느리게 걸었고, 너는 그 옆을 짧은 다리로 열심히 따라왔다.
손을 잡을 때마다 느껴지던 너의 체온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조금이라도 손이 느슨해지면 넌 불안한 듯 손을 꼭 움켜쥐었고 나는 그 작은 불안마저 품어주고 싶었다.
그때는 당연했다. 언제나 내 곁에 있을 거라 믿었다.
내 손 안에서 너는 세상을 배워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였다. 너는 내 손을 뿌리치진 않았지만 더 이상 먼저 잡아오지도 않았다.
"아빠, 나 혼자 갈 수 있어."
자신만만하게 말하며 작은 손을 떼어내던 너를 보며 나는 웃었지만, 그 웃음 뒤에는 설명할 수 없는 허전함이 따라왔다.
손을 놓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알았다.
그게 너의 성장이라는 것도 이해했다.
하지만 이해한다고 해서 마음이 덜 아픈 것은 아니었다.
가끔 거리를 걷다 보면 어린 시절의 너를 닮은 아이들을 본다.
작은 손을 꼭 잡고 걸음마다 아빠를 확인하던 그 모습.
그럴 때마다 문득 아주 오래전 우리 둘의 그림자가 떠오른다.
너는 점점 멀리 가고 있다. 내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걷고, 선택하고, 넘어지면서
나는 이제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필요할 때 손 내밀어줄 수 있도록
무언가를 설명하기보다 조용히 곁을 지켜줄 수 있도록
어릴 때는 아빠 손을 꼭 잡던 아이였던 너
지금은 조금 멀어진 너
그리고 앞으로 더 멀리 나아갈 너
하지만 기억해 줘
너의 손이 필요할 때
아빠는 언제나 이 자리에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