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책모임 후 두 번째 모임 전에 과제를 내주었습니다. 2권의 동화책과 1권의 그림책을 선정해 일주일 동안 읽고 각 책마다 5개 정도 문제를 만들어오라고 하였습니다. 각자 책을 구매하기는 힘들 것 같아 제가 구매한3권의 책을 서로 돌려보았습니다. 다 같이 동네에 살고 있어 방학이지만 매일 학교 돌봄 교실에서 만날 수 있으니 책을 돌려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돌려볼 책은 [하늘마을로 간 택배], [비밀 결사대, 마을을지켜라], [아빠 자판기]입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오라고 하면 대충이라도 읽겠지만, 아이들에게 질문을 만들어보라고 하면 대부분은 당황스러워합니다. 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질문에 답하는 경험은 해봤지만 반대로 자기의 생각을 꺼내는 연습을 많이 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기자들의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2010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습니다. 오마바 대통령은 자신을 초청한 한국 기자들에게만 특별히 질문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질문을 업으로 삼고 있는 기자들조차 단 한마디 질문도 하지 못했습니다. 통역도 해주겠다는 농담에도 다들 꿀 먹은 벙어리처럼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오히려 중국에서 자신이 아시아를 대표해서 질문하겠다, 며 질문의 기회를 가져가 버렸습니다.
몇 년 전에는 모교육청에서 [질문이 있는 교실 행복한 학교]라는 슬로건을 걸고 자연스러운 질문과 토론 문화를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질문을 하면서 글의 이해와 함께 상상력과 사고력 그리고 사람과 세상을 공감하는 마음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 당시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을 붙잡고 "오늘 학교에서 뭐 배웠어?"라는 엄마의 대답하기 힘든 질문보다, "오늘 선생님께 질문했어?"라는 엄마의 질문을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주며 처음에는 3권이나 읽고 문제를 내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모두 열심히 해주었습니다. 서로 책을 바꾸어보며 각자 낸 질문 이야기도 나누는 모습을 엿보았습니다.얼마나 흐뭇하던지요.
친구들과 보통 책 이야기를 얼마나 나눌까요? 학교에서는 대부분 도서관에 같이 가는 경우는 있지만, 빌려본 책을 서로 돌려보거나 어떤 내용인지 묻는 질문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책을 돌려보며 책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만으로 책이 생활이 되고 놀이가 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합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질문을 만들어왔습니다.
라라는 평소에 저와 자주 책을 읽고 질문을 만들어보는 훈련을 해서 어떻게 질문을 만드는지 쉽게 찾아내었으나 하하와 호호는 조금 어려워하기도 하였습니다.
질문은 하브루타교육법에 따르면 4가지로 나눕니다.
*내용질문 :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 *상상질문 : 책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내용 *적용질문 :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내용, 나라면 어떻게 할까? 등 *종합질문 : 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내용
보통 나오는 질문은 대부분 내용질문입니다. 하지만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보다는 상상, 적용, 종합적인 질문이 창의성을 기르기에 적합한 질문이 되기도 합니다.
질문에 대한 공부는 한 시간 수업으로 가르칠 수 없어 그냥 가볍게 맛보기만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질문 만들기를 통해 그냥 책을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