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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빛나 Feb 25. 2024

기분 좋은 시 낭송의 떨림

아이들은 시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일까요? 라라에게도 몇 번의 시집을 권했으나 시집 속에 재미있어 보이는 시 한 두 편 살펴보고 책을 덮을 뿐이었습니다. 시 암송대회에도 나가보았지만 딱 암송할 시 한 개만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저도 그림책이나 동화책에 관심이 많지만 시집이나 동시집을 자주 읽어보지 못했으니 자꾸 권유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지인분 중에 시인으로 등단하신 작가분이 계신데 늘 시를 꼭 읽어보고, 써보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시 속에 함축된 의미를 파악하고, 함축된 의미로 글을 쓰다 보면 다른 글을 쓸 때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요. 그럼에도 시의 세계는 쉽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책모임에서 동시집을 함께 보면 어떨까 합니다. 혼자 보면 재미없지만 함께하면 재미있으니까요.

제가 먼저 세 권의 동시집을 읽어보고 아이들이 재미있어할 만 시를 10편 정도 골라 포스트잇을 미리 붙여두었습니다.

각자 한 권씩 골라 포스트잇 붙여둔 시를 읽어보고 그중에 한 편의 시를 골라보자고 하였습니다. 물론 포스트잇 안 붙은 시를 골라도 상관은 없습니다.


책을 다 읽어보고 고르라 했으면 힘들어했을 것 같지만 10여 편정도 골라두니 10여 분동 안 아이들은 시 속에 빠져 자신의 마음에 들어온 시를 찾아 나섰습니다.

창의성이 톡톡 튀는 호호는 제가 고르지 않은 시 중에 재미있는 시를 하나 골라냈고,

긴 시를 골라 길게 발표하고 싶은 하하는 무조건 긴 시를 골라냈으며,

라라는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으면서 그림이 마음에 드는 시를 골라냈습니다.


각자 고른 시를 낭송해 보았습니다. 아이들 표정이 자뭇 진지합니다. 목소리가 살짝 떨리기도 하고요. 친구들 앞에서도 시낭송만으로도 긴장이 되나 봅니다. 기분 좋은 떨림이에요.


읽고 난 느낌을 담아 시화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시화를 보고 하하, 라라, 호호 중에 누구 작품인지 골라낼 수 있을까요? 그동안 책모임 이야기를 관심 있게 읽으신 작가님들이라면 구분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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