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땐 달려
달리다 보면 잊을 수 있어
이 말만 믿고 달리다가
놀이터에 걸터앉았다
내 거친 호흡처럼 움직이는 시소
양 끝에 걸터앉은 두 명의 아이는
서로의 눈을 보지 않고
벤치에 앉아 핸드폰 하는 부모를
부러운 듯이 바라본다
고개를 흔드니 땀이 떨어진다
발맞춰 흔들리는 그네에서
아이가 멈추어 선다
나를 흘긋 보더니 부모에게 간다
이 모든 걸 녹화하는 CCTV를 쳐다보며
어정쩡하게 자리를 떠난다
달리다 보면 인생은 녹화되는 것이었다
잊을 수도
잊힐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