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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A쌤 Jun 25. 2024

다이어트 못하는 신부 여기요

* 모든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장치 외에 각색은 거의 없습니다 :)


남편과의 결혼 준비에 가장 큰 고난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다이어트였다.


나는 타고나길 뼈가 얇고 살이 잘 찌지 않는 체형이었다. 20대 중반까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기이한 체질을 가진 여자였다. 주변 사람들은 나더러 복 받았다며 부러워하기도 하고, 질투 많은 사람들은 나더러 뼈밖에 없다고 괜히 툴툴거리기도 했다. 나는 볼품없이 마른 내 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빼빼 마른 삐삐 롱스타킹 같은 내 모습을 볼 때면 짜증이 났다. 거기다 키까지 커서 걸어다니는 젓가락과 같은 모습이었다.


살 한 뻔 찌는 게 소원이었던 나는 그 소원대로 결국 20대 중후반부터 살이 찌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도 그 소원을 빈 것을 후회한다...) 나이가 들어 점점 신진대사는 떨어지는데 먹는 양은 똑같으니 살이 찔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앉은자리에서 피자 한 판 다 먹는 대식가였던 내가 어떻게 한 번에 식사량을 줄일 수 있었겠는가. 그럼에도 사람들은 나를 만나면 살찐 줄 모르겠다고 했다. 그야 당연했다. 잘 안 보이는 팔뚝, 배에만 겁나게 살이 올라 붙었으니까. 나는 배와 팔뚝을 가리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쓰며 코디를 했는지 모른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볼만했다. 빼빼 말랐던 전보다는 훨씬 건강미 있어 보였다. 그리고 이런저런 옷으로 충분히 커버도 가능했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결혼 준비를 시작한 시점이었다. 나는 남편과 매일 만나 치킨을 뜯고, 피자를 먹고, 목구멍에 맥주를 들이부은 결과 전보다 5킬로가 더 쪄버렸다. 이제 가냘픈 팔은 어디에도 없다. 우람한 팔뚝과 올챙이 저리가라 할 배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오빠, 어떡해? 나 살이 너무 많이 쪘어. 결혼 어떻게 해 진짜."


내가 찡찡거리자 남편이 슬며시 자신의 배에 내 손을 올렸다.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나 몇 킬로 쪘게?"


어라, 남편이 살이 쪘었나? 나는 가만히 그의 배를 어루만졌다. 이럴 수가, 이 두툼한 삼겹살이 언제 생긴 거지?


"엥, 이거 뭐야! 이 뱃살 뭐야?"

"나 10킬로 쪘어..."


나는 토끼눈이 되어 남편을 위아래로 훑었다. 대체 언제 10킬로나 찐 거야? 나는 후다닥 우리가 연애초에 찍었던 사진들을 핸드폰 사진첩에서 찾아냈다. 갸름하고 잘생긴 남자가 내 핸드폰 액정 속에서 웃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 찍은 사진을 보니 얼굴이 빵실하게 부풀어 오른 후덕한 남자가 배시시 웃고 있었다. 이 남자 누구야...? 어쩌다 우리가 후덕한 커플이 되어 버린 걸까?


나는 그날 이후로 나름대로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서 3킬로를 뺐다. 하지만 드레스를 입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어찌나 날씬한 신부들이 많은지. 다들 직각 어깨에 가냘픈 팔뚝으로 오프숄더를 입고 있었는데 너무 부러웠다. 당장 내가 튜브탑 웨딩드레스를 입는다면 어떨까. 드레스 양 옆으로 겨드랑이살이 삐죽삐죽 튀어나오고도 남겠지? 팔뚝살은 어떻고! 잘못하다간 너풀너풀 흔들리는 팔뚝살을 날개 삼아 날아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나는 입으로만 다이어트를 하며 드레스투어 날을 기다렸다. 고작 3킬로 빼고 못 빼겠다며 징징거리다 결국엔 그다지 전과 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드레스를 입으러 가게 되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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