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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A쌤 5시간전

결혼 전 동거의 진실

* 모든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장치 외에 각색은 거의 없습니다 :)


혹시 결혼 전 동거를 해보기로 결정했는가? 동거는 과연 필요한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노하우에 대해 경험에 빗대어 알려드리고자 한다.


1. 동거 후 헤어지는 것이 이혼보다 낫다. 동거는 결혼 전 상대방의 민낯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찬스이다.


흔히들 동거하다 헤어지면 어떻게 할 거냐고 걱정을 하지만 사실 그건 남의 일이니 쉽게 말하는 것일 뿐 내 결정이 확실하다면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다. 잘 모르고 결혼했다가 이혼하면 그건 누가 책임을 지는가? 치명적인 단점을 숨기고 일단 결혼부터 하고 보자는 사기꾼들로부터 나를 보호할 방법은 뜸을 들이고 재보는 방법밖에는 없다. 재보는 것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같이 살아보는 것이다. 여행하고 데이트하면서 그 사람의 민낯을 모두 알아내기엔 역부족이다. 같이 살면 비로소 그 사람의 숨겨진 민낯이 보이기 시작한다. 24시간 매일매일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 사람의 생활 습관, 부모님과의 관계, 화가 났을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등등 모든 것을 면밀히 알 수 있는 방법은 동거뿐이다. 흥신소를 써서 사람을 붙이고 불법 감시를 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결혼 전에 마지막으로 그 사람을 깊게 알고 재보고 싶다면 동거를 추천한다. 


2. 상대에게 확신이 없다면 동거를 해도 의미가 없다.


결혼해서 같이 살아보기도 전에 부정적인 미래가 뻔히 그려지는 사람이 있다. 이거 하나만 고쳐주면 좋겠는데 또 너무 사랑해서 그 단점이 치명적인걸 알면서도 헤어지지 못하는 경우 말이다. 특히 오랫동안 만난 경우에 더 이별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함께한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헤어지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결혼 적령기쯤이 되면 두 갈래의 길에 서게 된다. 더는 함께 가지 않기로 결정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길이거나, 그냥 눈 딱 감고 안고 가는 길이다. 내가 보기에 많은 사람들은 이도 저도 못한 채로 헤어지지 못해 힘들어하는 것 같다. 이들은 이제 와서 다른 사람을 어디서 어떻게 만나 다시 이 과정을 반복하나 싶어 앞이 깜깜할 것이다. 또 만난 시간이 긴 만큼 내 시간과 비용, 노력이 많이 들어갔기에 더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기서 결혼하기에는 참 걱정이 되는데 그래도 헤어질 수는 없으니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같이 살다 보면 잘 맞춰질 것이라 짐작하는 것이다. 결혼할 사이라고 못 박으면 상대도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거 전에도 삐그덕 댔다면 동거 후에는 지옥이고, 그 끝은 파멸이다. 같이 산다고 해서 맞춰질 수가 없다. 더 수많은 문제가 생길 뿐이다. 함께 하는 시간이 긴 만큼 더 자주 싸울 것이고 더 사소한 문제로 의가 상할 것이다. 나와 남편은 이 사람과 함께라면 평생 자신 있다는 마음으로 동거를 시작했고, 그 마음으로 끈질기게 서로를 돌보고 사랑하고자 노력했다. 이런 확신과 노력의 의지 없이 조금이라도 의구심이 든다면 여기서 멈추고 동거, 결혼은 꿈도 꾸지 말자. 해결해야 할 문제를 피해 우회하는 것은 그 문제의 수렁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짓일 뿐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3. 동거 중 헤어지면 뒷감당이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


동거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남자친구 자취방에 가서 놀고먹는 종류의 일이 아니다. 가구, 가전 사고 집안일 분담하는 것은 물론이고 집 계약까지 해야 하는 일이다. 금전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일을 쉽게 보아서는 안 된다. 만에 하나 헤어졌을 때 함께 산 물품과 전세자금을 어떻게 나눌지도 다 계획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보통 이런 껄끄러운 일을 해야 할 때는 이미 서로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라, 결혼해서 이혼하는 것도 아닌데 그것만큼이나 괴롭고 고통스러워질 수 있다. 그럼 한 사람의 집에 얹혀살면 안 되냐고?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사이가 나빠질 때마다 그 집에서 나가야 하는 존재가 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혼이면 모를까 동거는 언제든 법적인 제한 없이 언제든 깨질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동거를 하기로 했다면 둘이서 정확히 반을 나눠서 하고, 만약을 대비해서 재산 분할은 어떻게 할 것인지도 미리 결정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또, 경제적인 문제 말고도 사회적인 시선도 고려해야 한다. 결혼 전제로 동거하기로 했다가 깨지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 있다. 바뀌어야 하는 문화가 맞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아직은 동거가 급진적이라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남의 시선을 신경 안 쓰는 게 제일 좋겠지만, 미래의 내 배우자에게 동거 경험이 있다면 어떨지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자. 아직까지도 동거 경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잘 고려해 보고 결정하면 좋겠다.


4. 동거는 결혼과 확실히 다르다. 동거한다고 해서 안정감이 생기지는 않는다.


나는 남편과 결혼하기 전에 동거를 했는데, 처음에는 어차피 결혼할 거니 동거도 결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식만 올리지 않았지 결혼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하고 나니 그제야 동거랑 결혼이 정말 다른 종류의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동거는 가변적인 관계이다. 언제든 상대가 그만하자고 하면 결혼보다는 훨씬 쉽게 그만둘 수 있는 관계이다. 그 말은 즉, 관계에 임하는 마음 가짐 자체가 다르다는 뜻이다. 동거를 할 때는 항상 불안했다. 결혼식 날도 잡고 준비까지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혼에 대한 불안감이 나를 항상 따라다녔다. 지금은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작은 싸움도 그때는 그렇게 크게 느껴졌다. 이 사람과의 결혼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동거를 결혼 전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 예행일 뿐 실전과는 다르다. 결혼이라는 실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안정감이 있다. 나는 결혼 이후에서야 비로소 이 사람이 내 사람이라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 있어 결혼이란 유기 불안감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해소하고 내 정신적 에너지를 다른 유익한 곳에 쓸 수 있게 만드는 방파제와 같은 느낌이다. 물론 법적 테두리 안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도 많지만 안정감 측면에서는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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