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프레젠테이션 대회가 열린다. 같은 팀 동료들과 경쟁해야 한다. 한 사람은 밤새워 자료를 준비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깎아내린다. "그 아이디어는 너무 뻔해", "저런 건 누구나 생각할 수 있어."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목표다.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의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한다. 다른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이기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결과가 발표됐을 때, 첫 번째 사람은 1등을 했지만 동료들과의 관계는 틀어졌다. 두 번째 사람은 2등을 했지만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이게 '승리'와 '승부'의 차이다.
승리에만 집착하는 사람은 이기는 것이 전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비방하고, 때로는 속임수도 쓴다. 1등만 의미가 있고, 2등은 패배자라고 생각한다.
승부를 즐기는 사람은 다르다. 최선을 다하는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정정당당하게 겨룬다. 이기면 겸손하고, 져도 박수를 보낸다. 결과보다 과정에서 얻는 성장을 소중히 여긴다.
테니스 전설 로저 페더러는 말했다. "경기에서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게임을 하는 것이다." 그는 20년간 정상급에서 뛰면서도 단 한 번도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심판에게 화를 낸 적이 없다. 승부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선수였다.
영어권에서 널리 쓰이는 표현 중에 "You can win the battle, but lose the war."(전투에서는 이길 수 있지만, 전쟁에서는 질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눈앞의 작은 승리에만 집착하다가 오히려 더 큰 목표나 중요한 가치를 잃을 수 있으며, 반대로 일시적인 패배를 겪더라도 결국에는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이를 '성취목표 이론'으로 설명한다.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에 집중하는 '수행목표'와 자신의 실력을 향상하는 것에 집중하는 '숙달목표'가 있다. 연구 결과, 숙달목표를 가진 사람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낸다.
승리 말고 승부를 하라. 상대를 밟고 올라서지 말고 함께 높이 올라가라. 결과에만 매달리지 말고 과정을 즐겨라. 이기기 위해 뭔가를 잃지 말라.
진짜 승자는 혼자 정상에 서는 사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며 올라가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모인다.
경쟁은 나쁜 것이 아니다. 서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좋은 자극이다. 하지만 그 경쟁이 상대방을 짓밟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서로를 끌어올려주는 경쟁이어야 한다.
다음에 경쟁 상황이 생기면 물어보자. "내가 이기는 것이 목표인가, 아니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인가?" 그 답에 따라 당신의 행동이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 행동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