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니카의 어두운 방. 진희가 잠들어 있었다. 방 안이 서서히 환해지기 시작했다.
이불에서 새어 나온 노란 빛이 점점 밝기를 높이더니 이불에 무늬로 새겨져 있던 파랑새가 꿈틀거리다 날갯짓을 하며 뛰어올랐다.
파랑새는 닫힌 창문을 그대로 통과해 밖으로 날아갔다. 파랑새는 서울의 밤하늘을 가로질러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향해 빠르게 치솟았다.
이페의 어두운 방. 이페가 잠들어 있었다. 방 안이 순간 환해지더니 이불 위에서 노랑새가 빛을 뿌리며 뛰쳐나와 방을 한 바퀴 휘돌고 난 뒤 창 밖으로 날아갔다. 서울의 밤하늘을 노랗게 물들이며 노랑새는 보름달을 향해 힘차게 날개를 퍼덕거렸다.
파랑새와 노랑새는 이페와 로니카가 즐겨 찾던 공원 위의 하늘에서 만나 어울렸다.
지저귀며 나란히 붙어 공원을 몇 바퀴 돌더니 두 마리의 새는 보름달을 향해 힘차게 날갯짓 하며 날아올랐다. 두 새가 날아간 길에 파란색과 노란색 빛 가루가 뿌려져 길을 만들었다. 길은 바람에 나부끼며 하나로 어우러졌다.
구름 위로 올라가기 전에 두 새는 한데 어울려 춤을 추듯 원을 그리며 날았다. 그러다 두 마리의 새는 파란색 날개와 노란색 날개를 각각 하나씩 가진 한 마리 연두색 새로 변신했다.
새의 몸은 이내 로니카와 이페에게 이불을 선물했던 아주머니로 변했다가 다시 아름다운 요정으로 바뀌었다.
요정은 파랗고 노란 두 날개를 크게 펄럭이며 무지개를 만들어 지상으로 던지고는 힘차게 날아올라 구름 위로 모습을 감추었다.
무지개는 새벽 하늘을 가르며 지상으로 빠르게 달려 내려갔다.
무지개는 서울의 어느 건물 창 밖에서 멈추었다. 창문을 쓰윽 통과한 무지개가 방 안을 돌아다니며 일곱 빛깔의 가루를 풍성하게 뿌렸다.
이페와 로니카가 서로를 보듬어 안고 잠들어 있었다. 빛 가루가 구름처럼 두 사람이 덮고 있는 이불 위로 내려앉았다.
이불 위에 무지개 무늬가 아로새겨지기 시작했다.
6월 첫날 새벽의 일이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