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무언가를 하고 있어도 공허한 날을 보낸 적이 있다. 그럴 땐 휴대폰을 붙들고 멍 때리며 시간을 보냈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랐다. 의자에 앉아서 휴대폰을 보면 허리가 불편하다는 핑계로 누워서 계속 휴대폰을 보곤 했다. 그럼 눈이 많이 피곤했다. 눈이 피곤하다는 핑계로 눈을 감고 있다 보면 잠이 왔다. 그렇게 핑계 속에 시간을 날려버린 적이 꽤 있다.
'무언가를 하고 있어도 공허한 이 마음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나는 왜 비어있는 마음을 그대로 두지 못하고 채우고 싶어 할까?'
이걸 좋은 말로 하면 몰입하고 싶어 하는 마음 같고, 나쁜 말로 하면 중독 같다. 몰입과 중독은 한 끗 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계속 무언가에 집중할 때 기쁨과 안정을 느끼는 존재 같다.그럼 매번 공허함이 들 때 나는 무엇을 붙잡고 희망으로 우겨야 할까? 평소에 나는 어떻게 다시 일어났을까? 나에게 질문을 하자 전보다는 해답이 빨리 떠올랐다.
'도서관으로 출근하자'
나는 어딘가 갈 곳이 필요했다. 가장 만만한 곳이 도서관이었다. 몸을 겨우 일으켜서 도서관에 갔다. 일단 가니 책을 읽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도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혼자서 책을 읽을 때보다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으니 기분이 좋았다. 공허한 마음에 생기가 돋았다. 열심히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기운이 났다. '주변에 누가 있느냐가 이렇게 중요하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나도 열심히 공부할 힘이 생겼다. 도서관에 오니 내가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있는 장소를 조금만 옮겼을 뿐인데도 새로운 생각과 영감이 떠올랐다. 카페도 좋다. 공원도 좋다. 다 좋다. 지금 있는 곳에서 조금만 떨어져 나와보자. 새로운 곳에 새로운 내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