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술에 취해 토한 날을 기억한다.
꽤 힘든 시간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었다. 나는 누가 봐도 (내가 봐도) 참 괜찮아 보였기에 그 당시에는 내가 많이 힘든 상태라고는 인지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고 괜찮아진 후에야 그때가 고통의 시간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난 후 알게 된 힘듦의 증상 중 하나는 절제를 잘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술을 즐겼어도 고주망태가 될 때까지 취해본 적은 손에 꼽았다. 어느 이상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자제력이 있었다.
근데 그 당시에는 이상하게 그 선을 지키기가 힘들었다. 필름이 끊기고 집에 돌아와 구토를 하게 되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취한 날도 필름이 끊겼었는데 일부 기억이 또렷이 남아있다.
나는 비틀대며 외투를 벗어던져놓고 화장실로 가서 토를 하기 시작했다.
우웨엑 전부 비워내고 있는데 묘기척이 느껴졌다.
토를 하며 그대로 옆을 보니 바로 눈앞에서 스카이가 나를 향해 하악질을 하고 있었다. 창문틀에 앉은 스카이는 나와 눈높이가 맞아 있었고 나는 정면에서 겁에 질려 하악대는 스카이를 마주했다
뒤에서는 루씨가 불안한 얼굴로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평소와 다른 모습의 집사가 우에에에에엑 입에서 뭔가를 쏟아내고 있는 괴기한 장면에 겁에 질린 것이다.
다음 날 침대에서 눈이 뜨임과 동시에 스카이의 하악대는 얼굴이 번뜩 떠올랐다.
일어나 애들을 살펴보니 나에게 묘하게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엄마로서 정말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군’
진짜 정신 차려야 한다고 그날 다짐했다.
그때부터였다. 술자리 자체를 나는 가지지 않게 되었다. 반주를 가볍게 하는 경우는 있어도 술을 위한 음주는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애들이 나에게 하악질을 한건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가끔 내가 감정적으로 평소답지 않거나 우울감을 느낄 때면 스카이의 하악 대던 얼굴을 떠올린다. 그리곤 최대한 빨리 그 상태를 벗어나도록 노력한다. 그렇지 않게 보이도록 집에서 어느 정도 연기도 한다. 술에 취한 모습뿐 아니라 감정적으로 불안한 상태 또한 예민한 고양이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까.
나름 열심히 연기를 해도 눈치가 빠른 아이들은 나에게 찰싹 붙어 온기를 주고 위로의 눈빛을 보낸다. 내 노력이 무색하게 빠르게도 나를 치유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