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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카 Mar 12. 2024

다이어트 조언 안 사요

반박 시 내 말 다 맞음

20kg을 빼는 동안 나는 분명 내 방식대로 지킬 거 지키며 잘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어쩐지 다이어트 성공에 가까워지고 눈에 띄는 결과를 내보일수록 주변에 사람들이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다이어트 법을 공유해 주시는 것으로 여기고 반가이 들었다. 


"이제 살도 뺐으니까 옷도 라인이 드러나는 걸로 사야지."

"내가 아는 사람은 콩을 익혀서 갈아먹으니 살이 더 잘 빠졌대."

"허리 라인이 더 들어가게 옆구리 운동을 이렇게 더 해봐."


점점 나를 침범해 오는 말들. 나를 흔드는 말들. 계속 반복이 되다 보니 무시하려고 해도 무시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는 정말 그런가, 생각하기도 했고 사람들 말대로 방법을 바꿔가며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이었다. 


사람마다 각자의 생활방식이 있듯이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 또한 존재한다. 물론 전문가의 지식이나 통계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넘쳐나는 비법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것, 나에게 맞는 것을 선택해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그냥 하던 대로나 열심히 할걸.'


그렇게 무너진 내 루틴과 흔들리는 일상을 돌리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나는 정해진 순서와 해야 할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정말 중요했다. 특히나 내 정신력은 루틴이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사람은 변화를 싫어한다. 특히 뇌는 그렇다. 그래서 갑자기 안 하던 운동을 하면 더더욱 에너지와 노력이 드는 것인데 그것을 깨트렸다가 돌리려니 곤욕스러웠다. 


왜들 그렇게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 것일까? 정작 나에게 더 살을 빼라, 운동을 어떻게 해라, 어떻게 먹어라 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은 그렇게 하고 있을까? 결과를 보여주고 나에게 권했으면 더 좋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어디선가 들은 정보를 나에게 전해주면서 내가 정한 길을 틀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가기를 바라는 것일까? 


정작 그렇게 한마디 던지고 책임지지도 않을 거면서.


물론 본인이 전하는 말이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전달하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나를 해하려고 하는 말은 아니길 바란다. 결과적으로 나는 마음을 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말이다. 덕분에 나는 내가 타인을 대하는 태도에 간섭은 없는지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사람의 심리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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