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달래는 방법
2025년 7월 29일 화요일
1. 스페인어 레벨업, 가능할까?
M선생님과 함께 불규칙의 어이없음에 공감하며 문법 공부를 했다. B1으로 넘어가는 레벨, 듣기도 길고 괄호 넣기도 너무 길다. 한 페이지 마치고 나면 후, 하, 심호흡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 다시 한번 레벨 업해야 하는 시기, 공부는 역시 벽에 끊임없이 벽에 부딪히는 일이다. 아니, 일단 그 벽을 넘긴 넘을 건데요, 넘고 싶은 거 맞는데요, 그게 오늘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하하하, 곧 넘을게요, 언젠간 넘겠죠;; 어학원을 마무리한 후에도 매일 공부하겠다고 다짐을 거듭한다. 이제 스페인을 떠나고 나면 오로지 스스로의 의지에 달려있다. Oh, madre mia, 나만의 의지로 공부를 해야 한다니, 걱정이 깊다. 다행히(?) 10월에는 중남미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 현지에서 부딪히다 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2. 문득, 낮술
스페인 낮의 타파스는 거절하기 힘든 유혹이다. 오늘은 공부할 것도 남았으니까 꼭 무알콜을 마셔야지! 다짐하고 들어갔지만 쇼케이스 안에 들어있는 타파스를 보자마자 이건 까바 각이야! 작심삼일도 아니고 작심삼분이었다. 필라테스와 바차타 가는 길에 늘 눈에 확 띄던 타파스바인데 결국 마지막 주에 가 봤네. 매장이 넓고 단체 손님이 많았지만 바 자리도 편안하고 좋았다. 친절한 직원들의 태도가 기억이 남는다. 빵은 항상 맛이 없지만ㅠ 오징어인지 한치인지 꼴뚜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해산물이 올라간 타파스가 정말 맛있었다.그래서 대낮에 한 잔도 아니고 술을 두 잔이나 마셨다ㅎ 낮술을 마시며 한국에 있는 베프와 통화를 했다. 통화 요약: 덕질은 건강에 좋다>< 우리는 술과 덕질이라는 공통점으로 20년 이상의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ㅋ 물론 그녀의 바다와 같은 인내심이 우리 관계의 핵심이긴 하지만. 그녀와 통화를 하고 나면 언제나 한껏 힘이 난다.
술기운에 좀 피곤하긴 하지만 습관처럼 도서관에 들렀다. (기특해!) 이제는 루틴으로 고정된 듀오링고 학습을 20분 정도 하고 나니 너무 졸려서 또 엎드려 잔다ㅋ 역시 도서관은 행복이야. 공부도 하고 글도 쓰고 인터넷 서핑도 하고 낮잠도 가능함!
3. 계획에 없던 밤외출
저녁으로 삼겹살, 냉동야채, 홀그레인머스타드, 허브, 후추를 넣어서 대강 알 수 없는 요리를 만들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세상에서 가장 못 하는 게 요리였는데 한 달 동안 사부작사부작 해 먹다 보니 뭔가 감각이 생긴 건가??? 별 기대가 없어서 사진도 남기지 않았는데 내가 한 요리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었다ㅎ
바차타 클래스가 또 캔슬되었다@.@ 대표님이 무슨 축제 때문에 굉장히 바쁜 것 같았는데 자꾸 연락을 안 해 줘서 헛걸음 두 번째ㅠ 다행히 환불 처리는 깔끔하게 해 준다고 했지만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아까웠다. 춤출 거니까 예쁘게 입고 나왔는데 갑자기 멍해진다. 집에 가기 싫은데.. 뭐 하지?
덕분에 Port D'alicant Market에 다녀왔다>< 알리칸테 항구 가는 길에 있는 작은 벼룩시장? 같은 곳인데 값싼 원피스나 가방, 축구선수 져지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바닥에 티셔츠를 펼쳐 놓았다가 단속이 뜨면 후다닥 보자기처럼 모아서 이동하는 이민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다지 좋은 상품이나 특별한 기념품이 있는 건 아니어서 잠시 둘러보고 집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늦은 밤 9시부터 11시까지 춤을 춰야 하는 날인데 수업이 없는 밤이 너무 어색하다. 그렇다면? 칵테일이닷! 가장 화려한 칵테일을 만들 것 같은 바를 골라서 들어갔고, 둠칫둠칫 클럽 음악 덕분에 가라앉았던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독특한 잔이 많은 곳이라서 신난다! 예쁜 여성들이 들어오면 환영의 환호성을 해 주는데 왜? 나? 안 해 줬지? 췟, 혼자라서 그랬나 보다, 애써 위로해 본다ㅎ 칵테일에 얼음이 너무 많고 종이 빨대를 주는 곳이라서 술 마시러 가는 것보다 분위기 즐기러 가면 좋을 듯한 곳이었다.
아이쇼핑(=윈도우 쇼핑)과 칵테일, 기분 전환에 딱 좋은 선택이었다. 바차타 클래스 취소 이슈는 간단하게 적긴 했지만 정말 열받는 일이었다@.@ 술 한 잔 마시고 나왔더니 간발의 차이로 막차가 끊겼고;; 오늘 밤에는 진짜 버스를 타고 싶었는데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간, 새로운 길, 늘 보던 것들도 새롭게 보이는 밤이다. 뜨거운 머리는 술집에 슬쩍 버리고 왔다. 가볍게 시원하게 잘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