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말은 문장이 아니라 마음이다.
아이의 화는 말 안 통할 때 터지는 불꽃같은 거였다.
무턱대고 “예쁘게 말해”라고만 다듬는 건
그 불꽃을 꺼버리는 일이 될 수 있다.
아이의 말은 문장이 아니라 마음이다.
“좋아”
“싫어”
“몰라”
“그냥”
아이의 말은 짧다.
어른들은 그 말 뜻을 금방 지레짐작한다.
‘화를 내네?’
‘요즘 버릇이 나빠졌나?’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순간은 오히려 무언가를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을 때다.
“안 해”는 어쩌면
‘나 그거 잘 못할까 봐 무서워.’
“그냥”은
‘말하면 혼날까 봐 겁나’
‘지금은 다른 놀이 먼저 하고 싶어!
이따가 이야기하고 싶어’
일지도 모른다.
나는 아이가 자기 마음을 읽고 말하는 과정을
함께하는 중이다.
어휘를 늘리는 데만 초점을 두는 게 아니라
그 말이 마음에서 나올 수 있도록
시간과 감정에 여지를 두는 연습을 하고 있다.
사실 이건 아이보다
부모인 우리가 먼저 잘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고, 감정 어휘를 나누고,
그림으로 표현해 보고, 조용히 기다리는 연습도 한다.
문장은 여전히 짧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분명 더 넓고 깊어졌다.
자기 마음을 말로 풀어내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삐걱거리고 있지만
아이 마음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