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기억은 가끔 나를 안고 울었다
너의 목소리가
언제부터인가
낮아졌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어.
처음엔 맑았고
자신 있었고
나를 부를 때마다
사랑이 묻어 있었지.
“잘 자”라는 말에
안심이 있었고
“괜찮아”라는 말에
품이 있었어.
근데 어느 날부터
너는 자꾸
같은 말을 반복했어.
“음…”
“있잖아…”
“내 말은…”
말을 아끼는 게 아니라
감정을 숨기는 말투였다는 걸
난 그때는 몰랐어.
네가 한숨 사이에
말을 흘릴 때
그건 단순한 피로가 아니었는데
나는
그 작은 변화를
너무 늦게 알아챘지.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바래진 목소리가
나는 참 좋았어.
슬픈 음색이
더 오래 귓가에 남았고
작아진 숨소리에
오히려 내가 기대게 됐어.
마치
끝나가는 노래가
제일 아름답게 들리는 것처럼.
사랑은
가장 멀어질 때
가장 예뻐지더라.
그리고 지금도
내가 가장 또렷하게 기억하는 건
네가 웃을 때보다
조용히
내 이름을 불렀던 순간이야.
다시 들을 수 없지만
내 안에 남아 있는
그 바래진 목소리로
나는 아직도
하루를 견뎌.
끝났지만,
사라지지 않은 목소리.
바래서 더
지워지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