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9. 붉은광장 크렘린 아르바트

붉은광장과 크렘린은 언제나 웅장하다.

by 에따예브게니

붉은광장
패스트푸드와 크렘린
아르바트

루쥐니키
케이블카 가는길 - 모스크바는 공사중
참새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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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광장 Красный площадь / Red square

모스크바의 심장은 역시 붉은광장. 볼때마다 위압감이 느껴지는 장소입니다.

(여담으로 저의 모교에 붉은광장 이라는 비공식 만남의 장소가 있었는데 삐삐치고 거기서 친구들 기다리던 기억이 갑자기 나네요.)


붉은광장 이라는 이름에 담긴 이질감도 있지만, 그 광장과 성벽의 거대함 덕분에 처음 봤을 때 위압감은 지금도 기억납니다. 개인적으로 여러번 와봤지만 볼때마다 느끼는 이 느낌은 아마도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붉은광장으로 진입하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길은 포시즌스 호텔 앞 지하철 역에서 나와서 작은 성당앞 아치를 거쳐서 가는 방법입니다.


그렇게 붉은광장으로 진입하면 크렘린의 거대한 성벽이 똭~ 보여야 하는데,

저희가 간 6월 9일에는 곧있을 러시아의날 행사 준비로 무대설치가 이뤄지고 있어서 멋진 풍경이 전혀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어쨌든 쪽 걸어가서 양파모양 성바실리 성당 Василиевский церковь / st. Vasily's church 까지 가서 기념사진 찍고, 미닌과 포자르스키 동상 앞에서 아들에게 러시아역사 를 약간 (깊이 가면 서로 괴로워지니) 알려주고 여러포즈로 사진 남겨 주었습니다.


붉은광장을 방문하기 전에 예습을 하고 싶다면, 러시아의 군사퍼레이드를 보고 가시면 좋습니다. 해마다 5월9일 승전기념일 퍼레이드의 시작이 바로 이 붉은광장 이기에 전체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아요, 2차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스탈린시대 열병식에서 부터 기원해서 해마나 퍼레이드를 진행했고, 5년 10년 주기로는 좀 더 큰 규모의 열병식 퍼레이드를 진행합니다.


올해는 80년 기념이라 좀 더 많이 준비한 듯 해요. 진핑이 형도 초대하고 정은이도 초대했다는데 진핑이 보기 싫어 안갔다고 하더군요. 이러한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너투브에 'Parade of Victory day in Moscow' 정도로 검색하면 됩니다.


다시 크렘린 입구 쪽으로 걸어가다가 굼백화점 앞에서 아이스크림 사먹고, 저는 화장실이 필요해서 굼백화점 안으로 들어가서 3층 구석에 있는 유료화장실을 50루블 내고 사용했어요.


화장실 부분 잠시 언급하자면 러시아 전체적으로 "화장실 인심이 너무 박하다" 생각됩니다. 관광지에 한해서라도 무료화장실 좀 더 만들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고령화 세계에 화장실 이용권은 꼭꼭 필요한 기본인권 아닌가 생각됩니다. (유럽도 안좋다고 들었지만, 안좋은 걸 닮을 필요는 없을 듯.)


패스트푸드와 크렘린


크렘린 가기 전에 무명용사묘 근처 엄청 큰 패스트푸드점 '프쿠스노이토치카' Вкусно-и Точка / Vkusno-i tochka 에 들어가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방식이라 별 어려움은 없었는데, 주문번호 전광판이 많지 않아서 주문확인이 조금 어려운 거 빼고는 잘 운영되는 듯 했어요.


가격도 적당하게 저렴했고, 맛도 맥날과 동등한 레벨인 듯하고, 콜라도 맛있었어요. 특히 코카콜라 대체품 도브르이 의 라임맛 버전이 스프라이트 보다 한수 위인 것 같기도 해서 우리가족 최애 음료가 되었답니다.


여기는 젊은이, 가족단위, 직장인들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들어서 앉아서 사람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저희는 3인이 버거세트, 샌드위치세트, 치킨조각 8개, 커피 추가, 이렇게 해서 1495루블 약 25000원 정도 들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크렘린으로 향했습니다.

크렘린에 입장하려면 붉은광장에서 성벽을 왼쪽으로 끼고 반시계방향으로 돌아서 무명용사의묘 를 지나서 까싸 Касса 라고 불리는 티켓박스 에서 표를 먼저 구입해야 해요.

러시아는 통상적으로 외국인에게 할인을 거의 적용해 주지 않아서 일반 러시아인보다 더 비싼 표를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아들은 연령 할인을 받았고, 저와 와이프는 무려 1100루블 짜리 표를 각각 사서 들어갈 수 밖에 없었어요. (25년6월 기준)


러시아 물가가 엄청 비싸진 않은데, 관광지 입장권은 외국인 할증이 붙기 때문에 꽤 비싸게 느껴집니다. 1,100루블 이면 인당 18,000원 정도. 우리나라 경복궁 입장료 3,000원에 비하면 너무 비싸게 느껴지는 가격일 수밖에 없어요. 나중에 뻬쩨르고프 입장료는 무려 1,500루블, 약 25,000원 정도까지 올라갑니다. 외국인에게는 매우 가혹한 요금체계라서 개선을 요청해야 겠습니다.


크렘린에 들어가서는 사원들이 모여 있는 사원광장과 예전 모스크바에서 가장 높았다는 이반대제의종루 등을 둘러볼 수 있었어요. 가장 뷰가 좋았던 건 사원광장에서 이반대제의종탑을 보고 찍었던 사진. 파란하늘과 하얀 종탑의 콜라보로 이번 여행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사원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은 전체 네개의 사원에 이반대제의 종탑을 더해서 다섯개의 건물이 사원광장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크렘린 입장권으로 각 사원 내부를 모두 들어가 볼 수 있는데, 그 안에는 러시아 정교회의 일반적인 상징들과 함께 옛 황제들의 무덤도 볼 수 있어요. 특히 러시아 정교회가 중시하는 성상화 이콘 이 각 사원 안에 모셔져 있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개신교와는 완전히 다르고, 카톨릭과도 어느정도는 거리가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크렘린과 이 사원광장이 어떤 역할인 지 정확하게 알 지 못했는데, 개인적으로 영화 러브오브시베리아 에서의 사관학교 졸업식 영상을 보니 확실히 이해가 갔습니다. 즉, 국가 중요 행사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경복궁 근정전과 그 앞마당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 러브오브시베리아 의 졸업식 영상 꼭 보시고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너튜브에 '시베리아의 이발사 - 제정 러시아 사관임관식 장면'으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크렘린이 예전 초창기에는 도시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중세 이후에는 거의 황궁과 관공서 및 무기고 역할로 굳어졌다고 합니다. 러시아제국 수도도 1700년대부터 상트 로 옮겨가서 거의 관공서 역할만 하였고, 다시 수도가 모스크바로 옮겨온 소련시대부터 당서기 집무실로 사용되었어요. 지금도 한쪽은 대통령집무실 역할을 하고 있고, 러시아 뉴스의 시작화면 그리고 모든 국가 공식행사의 중심은 여전히 크렘린 과 붉은광장 입니다.


궁전광장의 사원들 배경으로, 그리고 이반대제의종탑 배경으로, 추가로 대포의황제 종의황제 배경으로 우리가족 모두의 추억을 남기고 다시 들어왔던 문으로 나와서 아르바트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르바트 거리


구세주그리스도성당 크렘린 붉은광장 그리고 아르바트까지 대부분의 관광지가 반경 1km 내에 있어서 아주 덥거나 춥거나 비바람이 없다면 충분히 걸어서 갈 만한 거리였습니다. 저희는 이미 오전에 많이 걸어서 그리스도성당 - 붉은광장 은 지하철 이용했고, 붉은광장 - 아르바트 는 걸어서 다녔어요.


아르바트 는 상징적인 장소라서 와이프와 아들에게 보여주고자 목적지로 삼았습니다. 그곳에서 실제로 찍은 사진을 다시 보니 인상적으로 남은 건 구소련 최고의 록가수 빅토르초이 벽화에서 같이 찍은 사진 뿐이네요.가기 전에 얼마전 벽화 훼손 사건이 있다고 들었는데, 다시 복원되었는 지 현재는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혹시나 관심이 있다면 아르바트거리 에 있는 한국문화원도 들러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갔을때에는 점심시간이라서 방문은 어려웠지만 혹시 사전에 연락하고 간다면 도움되는 물품기부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르바트 걷고 나니 다소 힘들어서 거리 내에 있는 스타스커피 에 들어갔어요. 예전에 스타벅스 를 인수해서 다시 영업재개한 체인점인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한국보다 비쌉니다.

스타스커피 한잔에 400루블이 넘어서 라떼 440루블 아이스티 380루블, 두잔에 820루블 이니 약 14,000원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생 같아 보이는 친구들이 조별과제 하는 게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 부자 모스크비치들이라니... 우리나라에서 폴바셋 정도의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싼 커피 가격에 놀라서, 스타스커피 아르바트점에서 더 많이 쉬고 배터리 충전도 충분히 하고, 4시부터 하는 루쥐니키 - 참새언덕 케이블카 시간에 맞춰 3시에 일어나 지하철을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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