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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Feb 23. 2017

'요가'에 대하여

#3.

몸매 좋은 언니와 유연한 바디워크 = 요가 (?!)



우리는 과연 요가를 알고 있을까?

'요가'라고 했을 때 다들 떠올리는 것은 쫄쫄이 레깅스 입은 언니들이 몸을 비비 꼬면서 유연함을 과시하는 그런 신체적 움직임을 생각할 것이다. 나도 그러했다. 인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요가는 유연성을 위한 운동, 그리고 나 그거 못함. 짱남. 기분 나쁨. 뭐 이 정도로 인지되어있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말이다. 왜 서양 얘덜은 그 쫄쫄이 입고하는 운동을 왜 저렇게 좋아하나 몰라~ ㅉㅉㅉ 하면서 특히 발리에서 요가에 미친 얘들을 못마땅해하고는 했다.


그랬던 내가. 요가는 매우 지루하고, 유연해야 하는데 난 못하니까 짱나! 를 외쳤던 그런 내가, 매일매일 요가를 간다. 인도에서 유년시절을 보내서 요가가 주변에 널려있었는데도 한 번도 안 가던 내가, 치앙마이에서 요가를 매일매일 간다. 왜? 너무 좋아서.


우리가 알고 있는 요가는 요가가 아니었다!

일단 요가의 뜻을 먼저 알아보자. 산스크리트어로 '요가''YOGA'에는 많은 뜻이 있다. Communion, Fusion, melting 그리고 Union 등 '하나 됨'을 뜻하는 단어들이다. 요가는 인도에서 수천 년 전에 시작되었으며 이는 단순히 유연성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 철학적, 이론적, 그리고 실질적 시스템이다. 요가는 여러 가지 육체적 동작과 수행과정을 통하여 사맛디 SAMADHI라고 일컫어지는 일종의 nirvana, enlightenment, 깨달음을 얻는 것을 지향한다. 그러니까 보통 우리가 동네에서 본 '핫요가' '플라잉 요가' '다이어트 요가' 등등은 원래 'YOGA' 가 지향하는 바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하겠다. 몸동작들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육체적 과정인 것이지 추구해야 하는 목적이 아닌 것이다. 화려하고 비싼 쫄쫄이 옷을 입고 과시하듯이 유연성을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YOGA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요런 위화감 팍팍 느껴지는 동작은 안해도 된다.


그렇다. 요가는 유연성 블라블라가 전혀 아니다!

근데 이걸 깨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발리에 있을 때도 요가하는 사람들의 비싸고 고급진 요가 팬츠와 그리고 유연하며 날씬한 언니들 옆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울렁증이 도졌기 때문에 도망가버린 것이다. 난 어렸을 때부터 몸이 무슨 나무토막 마냥 유연성이라고는 0에 수렴한 육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이나 쫄려서 가기 싫었다. 그래서 킥복싱이나 무에타이, 태권도에 더 집중했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요가에 거북함을 느끼고 멀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본질이 아니거늘!


most of time, because of their ignorance, many people who approach YOGA do not go beyond the appearance, and cannot see more than simple body gymnastics within it.


아주 단순하지만 온전히 집중한 동작

그렇게 쫄쫄이 언니들을 피해 다니던 나에게 정말 아주 우연히 너무나도 심심했던 치앙마이의 어느 날 할 것이 너무 없어서 그래 운동이나 하자는 마음에 요가를 가게 되었다. 그때 찾아간 요가센터에서 한 시간 반 동안 했던 동작들은 너무나 단순하고 심플했던 나머지 나는 심히 매료되었다. 동작을은 머리 굴리기, 털기, 어깨 올리기 내리기, 손 올리기 등 뭐지 이건 국민체조인가? 싶은 동작들이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신체 동작들 즉 아사나 (ASANAS)는 누가누가 더 유연한가 경쟁이 아니라 단순하지만 호흡과 같이 정확하게 그리고 그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사실이었다. 너무 단순해서 뭔밍? 싶은 동작들도 따라서 계속하다 보면 심호흡이 정리가 되고, 이것저것 마구 잡념이 돌아다니던 머리도 어느 순간 고요해지는 것이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심플한 동작!


챠크라라고 하면 뭔가 사이비스러운데...

모든 요가 동작들, 아사나들은 각각 이유와 목적이 있었으니 바로 몸의 7가지 챠크라들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응? 챠크라? 챠크라라고 하면 왠지 너무 히피 히피 하고 심지어 사이비스럽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불신에 가까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는데. 들여다보니 뭐 그렇게 무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가 시스템에서 바라보았을 때 몸에는 총 7가지 챠크라, CHAKRAS, power center, 중심이 있다. 주로 챠크라라고 불리는 이 아이들을 잘 다스려야 몸이 활기차게 그리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 뭐 한의학으로 치면 주요 혈자리? 기혈의 중심? 정도가 아닐라나 싶다. 산스크리트어로 '바퀴'라는 뜻이다. 괜히 요사스러운 것으로 생각할 것도 없더라. 그냥 몸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 요가 동작들을 통해 그 중심들을 활성화시키는 것! 애니메이션 나루토에 나오는 닌자들의 에너지는 아닙니다. (...)


멍뭉이의 차크라.....(응???)


사하스라라 (sahasrara) 정수리

아쥬나 (ajna) 미간. 빈디 붙이는 곳

비슈다 (vishuddha) 목

아나하따 (anahata) 가슴팍

마니뿌라 (manipura) 배꼽. 복부

스바스티슈타나 (swadhisthana) 음부. 생식기.

물라다라 (muladhara) 회음부. 똥구녕 (...) 맨 밑


이어지는 deep relaxation과 명상

그렇게 온몸을 천천히 그러나 신중하게 동작들을 이어간 후 깊은 신체 이완을 했다. 여기서 난 항상 잠이 들고는 한다. 어찌나 선생님 목소리가 자장가 같은지... 그러고 나서 잠시 명상의 시간을 약 10분 정도 하고 나면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다 마치고 나면 마치 사우나 다녀온 거처럼 온몸이 가뿐하고 생각이 맑아진다. 비록 20분 후에 스쿠터로 집에 타고 가다가 짜증이 뽝 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뭐랄까 더 현명해진 것 같은 느낌, 더 강해진 느낌, 긍정적인 마음이 되는 것이다!


책도 사서 공부를 시작했다.


매일매일 요가와 명상

이때까지 한 운동을 3개월 이상 해본 적이 없는데 역사상 처음으로 요가를 꾸준히 하고 있다. 나도 진심 놀랍다. 단순히 신체적 도움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큰 도움을 주니 안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조금씩이지만 나무토막과도 같았던 내 몸이 조금은 부드러워지는 게 너무 기분이 좋다. (ㅠ_ㅠ 그러다 보니 나도 쫄쫄이 레깅스를 입고 싶긴 하더라.ㅋㅋㅋ) 매일매일 요가와 명상을 앞으로 딱 한 달만 더 해보자! (공개 선언! 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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