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ama Jun 26. 2019

#113. 사십대가 사실적으로 운동 시작하는 노하우

[누만예몸][극사실실천법] 이게 현실이다!


    나이가 들면 패션은 아주 중요해진다. '정체성의 표현' 같은 고급진 이유가 아니더라도 패션의 가치는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왜냐하면 패션이 '자존감'과 '생활의 편의'를 제공해주는 아주 중요한 아이템이 되어 가 때문이다.


    옛날 같으면 할머니, 할아버지 소리를 들었을 40대 이후의 몸은 진화적으로 보면 별 쓸모가 없다. 번식도 다 했고, 자식도 제 앞가림을 할 정도로 키웠을 시간이기 때문이다. 자연 생태계에서 40대 인간의 몸은 잘 죽는 것 말고는 남은 사명이 없다.


    그래서인지 젊어서와 달리 몸에 불필요한 살이 붙는다. '왜 이러지? 많이 먹지도 않는데?' 슬프게도 원래 그런다. 그래서 20~30대에 멈춘 채 '신체 지체 현상'을 겪고 있는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다. 그걸  숨겨주는 것이 패션이다.


    두툼해진 배꼽 주변, 쪼여지는 겨드랑이, 출렁임이 느껴지는 팔뚝살, 문득문득 보이는 투턱살과 같은 나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들이 불편해진다. 그걸 가려주고, 시선을 분산시켜 주는 것이 패션이다.


    그래서 패션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중요해진다. 몸의 변화를 막거나 돌이킬 힘과 여유는 없고 패션은 그걸 쉽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몸의 변화는 '패션'이라는 대처법이라도 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들이다.


   무기력, 체력 저하, 면역약화, 감정동요, 불안, 우울, 피로, 기억력 감퇴, 잦은 통증과 부상과 같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본인 스스로만 또렷하게 느껴지는 변화들이 더 무섭다.


    어느 순간부터 아프기 시작한 부위는 낫지도 않고, 관리를 한다고 하는데도 뚜렷한 이유와 해결법이 없다. 죽을병은 아닌데 아프긴 하다. 티를 내도 남들은 이해를 못한다. 오로지 스스로만 아는 '혼자만의 고통'이다.


    좋은 것을 먹어도, 며칠을 자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고통은 멈추지 않는다. 단순히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기 때문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일과 스트레스는 고통을 가속은 시켰을지언정 고통의 원천은 아니다.


    그래서 건강해지기로 결심한 그대! 어떻게 하면 건강해질 수 있을까? 


    이제부터 사십 대의 몸과 마음에 최적화된 아주 사실적인 방법에 대해 얘기를 나눠볼까 한다.






1. 먹는 걸 줄이지 마라


    엄청난 각오와 의지를 충전했다는 걸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는 걸 줄이면 안 된다.


    절대로 먹던 것을 줄이지 말자. 기존에 먹던 양을 유지하자.


    몸이 엄청난 각오와 의지를 눈치채게 해선 안된다. 몸이 눈치를 채는 순간 몸은 즉각적으로 '비상조치'에 들어게 된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오랫동안 몸은 현재의 상황에 적응을 해왔다. 그래서 몸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상황이 '정상'이고 '최적화'된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무언가를 줄이면 몸은 '결핍' 상태가 된다. 몸만 그런 게 아니다. 몸은 마음도 그렇게 만든다. 그래서 엄청 힘든 싸움이 시작된다.


    본능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기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지는 사람이 더 많다. 지는 게 더 자연스럽다. 그걸로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일단 전체적인 총량을 유지하자. 횟수가 분산이 되어 있다면 횟수는 줄이고 총량은 유지하자.


    즉, 하루에 6번을 먹고 100이라는 총량을 유지했다면 3번에 100의 총량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일단은 제 끼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건강해지기 위해선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고 중단하는 과정은 필수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어렵다. 그래서 처음부터 '결승 상대'를 만나 힘들 필요는 없다.


    시작은 먹는 총량은 유지한 상태에서 '운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하자. [누만예몸]에서 항상 말하는 [극사실 실천법]의 제1원칙인 '배 고프지 말자'를 잊지 말자.


 


2. 효과 좋은 운동보단 쉬운 운동부터 하라


    안 하던 운동을 하는 것은 세상 힘든 일이다. 하지만 강한 의지와 각오를 장착한 지금 이 순간엔 '마땅히 해야 할 운동'이 하고 싶을 것이다.


    유툽과 SNS에는 20~30대 친구들이나 평생토록 운동을 한 사람들의 운동 영상이 가득하다. 매우 훌륭한 영상들이다.


    그 운동들을 꾸준히 따라 할 수 있다면 아주아주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럼 그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그대는 그럴 타이밍을 놓쳤다. 그대가 20~30대에 따라 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물론 사십 대가 된 지금도 무리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을 하지 않은 저질 체력의 사십 대가 어느 날 갑자기, 운동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사는 사람들이 하는 동작을 무리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건 복이 아닐 수 없다.


    비슷하게 따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 근육이 힘을 받는지도 모르고,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따라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부상이 생긴다. 사십 대의 부상은 생각보다 잃는 것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따라 하면 살이 쭉쭉 빠지고, 금세 건강해질 것 같은 운동보단 기본적이고 단순하지만 쉬운 운동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게 뭐냐고? 걷고, 가볍게 달리고, 살살 자전거 타는 것이다. 절대로 헉헉거리게 무리하면 안 된다. 그냥 '하는 것'에 더 집중을 해야 한다.


    운동도 마찬가지로 몸이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한다. 몸은 격하게 운동을 하면 섭취의 총량을 유지해도 '결핍'을 느낀다.


    운동을 했다고 여기지 말자. 운동을 했다고 여기면 몸은 보상을 요구한다. 그저 단지 걷고, 가볍게 달리고, 자전거를 탔을 뿐이라고 생각하자.


    '그럼 스쿼트는?'


    스쿼트를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이 글은 패스하자. 시작 단계는 벗어난 것이다. 물론 스쿼트를 '앉았다 일어나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면 계속 글을 읽자.




3. 성과와 상관없이 2달을 유지하라


    사계절이 뚜렷한 척박한 환경의 DNA 때문인지 우린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젓는데 익숙한 민족이다. 이 나라는 무언가를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 기후적 특성이 명확하다.

    그런 특성은 삶에 잘 녹아 났을 것이다. 그래서 여유 있게 미루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뭐든 때에 맞춰 빨리빨리 하다 보니 뭘 하던 빠른 결과를 원한다. 다이어트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다.


    다들 몇 주 만에 살도 빼고, 근육도 만들어준단다. 역시나 20대라면 가능한 얘길 수 있다. 하지만 사십 대는 아니다.


    사십 대 운동과 다이어트의 핵심은 '천천히'가 기본에 깔려 있어야 한다. 몸이 눈치 채지 못하게 먹고, 운동해야 한다.


    이쯤 되면 더럽고 치사하지 않나? 내 몸인데 눈치채지 못하게 먹고, 눈치채지 못하게 운동을 해야 한다니.


    하지만 어쩌겠는가? 안 그러면 이 몸이란 녀석은 계속 더 많이 먹으라고 할 것이고, 계속 늘어져 있으라고 할 텐데.


    성과는 장기간 지속했을 때 나온다. 운동만 그런 게 아니다.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도 오랜 기간 장복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딸랑 며칠, 몇 주 먹어선 비싼 똥, 오줌을 싸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변화가 없다고 좌절하면 안 된다. 변화는 정말 천천히 온다. 그러니 변화에 집중하지 말고, 실행에 집중을 해야 한다.


    변화가 없다고 실행을 멈추면 안 된다. 변화가 있기 때문에 실행을 하는 게 아니라 실행을 하기 때문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변화와 상관없이 운동이 습관이 되고, 운동에 시간을 쓰고, 운동에 노력을 하고, 운동에 삶의 가치를 할애해야 한다. 그래야 변화가 온다.


    어떤 변화가 오냐고? 불필요한 것들이 제거되고, 필요한 것들이 생기고, 노화가 천천히 진행되고, 면역이 강해진다.


    살을 빼는 것에 집중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을 보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완벽에 가까운 몸은 사는데 불편하다. 완벽의 기준도 누구의 것인지 자연스럽지 않다.


    건강해지면 살은 언젠가는 빠진다. 나는 운동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본 지 12년이 됐지만 아직도 배꼽 주위의 살들은 남아 있다. 그리고 지금도 조금씩 빠지고 있다.


    진짜 변화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활력 즉, 여유와 체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섣부르게 먹는 걸 줄이지 말고, 걷기와 같은 간단한 운동을, 2개월 이상 지속하라는 것이다.


    어떤 욕심이나 기대도 갖지 말고 말이다. 그저 건강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내 삶에 끼워 넣는 것이다.


    이게 되고 나면 [누만예몸]의 초기 글들을 다시 읽어보기 바란다. 그때부턴 진도를 뺄 수 있다. 스쿼트도 하고, 다양한 식단도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건강에 내 삶의 시간과 돈과 노력을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건강은 저절로 혹은 우연히도 절대 오지 않는다.


    자신의 몸에 맞는 과유불급의 실천만이 건강을 담보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건강은 삶의 가치를 몇 배 이상 증폭시켜 준다. 믿기 싫겠지만 사실이다.


    몸의 노화에 걸맞은 성숙한 사고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린 시절의 똥고집만 부릴게 아니라 말이다. 그래야 [누만예몸]과 행복한 마음을 얻을 수 있다. []

    


    

* 공감, 댓글, 질문은 항상 감사합니다.

* 궁금하신 주제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