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위 취준생의 시 모음집
저는 취업준비생, 줄여서 취준생입니다. 요즘 시대에 널리고 널린(안타깝게도) 흔한 일반인 중 한 명입니다. 분명 머리로는 취업을 바라고 있으며,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정작 몸은 침대 위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전에 올린 저의 7번째 글 '저는 게으른 사람입니다.'에 쓰인 것처럼 아주 게으른 성격 탓입니다.
요즘은 일자리를 알아보는 시간보다 '어떤 글감으로 글을 써볼까?', '더 많은 사람이 내 글을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글을 쓰는 것은 제 게으름이 닿지 않는 영역이었나 봅니다.
아마도 많은 분이 취준생이라면서 그렇게 글을 쓸 시간이 있나 하시며 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마음속에 담고 있는 부정적인 무언가를 언제까지고 꾹 눌러 담을 수는 없습니다. 참지 못하고 터져버린 그것들은 자신뿐 아니라 주변까지도 젖게 만들 테니까요. 단지 저는 튀어나오려는 그것들을 활자에 담아 내보내는 것뿐입니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짧은 글 하나 정도는 쓸 시간이 있을 것이고, 누군가 그렇게 써놓은 글을 읽을 시간도 있습니다. 하루에 한 두 시간 글에 쏟는 시간은 한 번도 아까웠던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글들을 읽고 누군가 공감하고 위로받는다면 저는 기꺼이 저의 시간을 거름으로 글을 쓰겠습니다.(물론 취업도 준비하겠지만)
이번에 소개할 시는 제가 필명을 지으면서 가장 처음 쓴 시입니다. 그만큼 의미 있으며, 제가 왜 침대 위 취준생인지 알 수 있는 글입니다.
가로 1미터 세로 2미터 남짓
방 한편에 얌전히 자리 잡은
작은 직사각형의 푹신함
어떤 이에게는 지친 몸을 뉘어
피곤함을 달랠 수 있는 곳
또 어떤 이에게는 생각에 잠겨
혼자만의 세상을 만드는 곳
또 어떤 이에게는 두려움을 피해
마음의 안식을 얻는 곳
우리가 누구든
지금이 언제든
이유가 무엇이든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저 이불로 우리를 안아주어
그 푹신함으로 하여금
행복을 주는 곳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흔하디흔한 일반인 중 한 명인 취준생입니다. 조금 특별한 것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