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마주친 자연 속 길조가 일상에 가져다준 작은 설렘
늦은 아침, 오늘도 집 앞 공원으로 산책길에 나섰다. 계절의 감각이 흐려진 듯, 숲길은 여전히 푸르름이 한결같다. 대부분 활엽수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는 캐나다 숲길에 침엽수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오늘은 숲에서 유난히 새 울음소리가 들렸다. 시선을 소리 쪽으로 돌리자, 나무 위에 커다란 시커먼 올빼미가 앉아 있었다. 순간 깜짝 놀랐다. 올매미와 부엉이 사이에서 잠시 정체를 고민했지만,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을 AI에게 확인한 결과 올빼미였다. 마트에서 모형 부엉이를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큰 올빼미를 실제로 마주한 건 처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올빼미는 주로 밤에 활동하는 조류이기 때문이다.
흔히 올빼미를 두고 “밤잠이 없을 때 부엉이를 닮았다”라고 표현하듯, 신비롭고 묘한 느낌이 있다. 캐나다 숲에서 곰이나 사슴 같은 여러 동물을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큰 올빼미를 눈앞에서 마주한 건 처음이었다.
아내는 올빼미를 보고 길조라며 부와 번영을 가져온다고 즐거워했다. 나는 가끔 꿈이나 예감을 토대로 로또를 사지만, 아내는 평생 로또를 사본 적이 없었다. 오늘은 웬일로 아내가 먼저 로또를 사자고 했고,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에게 복이 온다 하니 나는 한 장의 복권을 샀다.
아내는 가족 카톡방에 올빼미 사진을 올리며 “길조와 부의 상징”임을 강조하고, 아빠가 로또를 샀다는 사실도 재차 자랑했다. 내일이 로또 추첨일인데, 보기 힘든 길조를 직접 본 덕분인지 마음이 왠지 든든하고, 잠시 천금을 얻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조금 전, 한국은행에서 알림톡이 도착했다. 입금 표시를 보고 순간 깜짝 놀랐다. 설레는 마음으로 확인하니, 예금 결산 이자가 입금된 것이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오늘 올빼미를 본 것과 맞물려 작은 행운처럼 느껴졌다. 결국 꿈은 로또가 될 수도, 이자 입금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어떤 대상이든, 어떤 순간이든 ‘김치국물을 마신다’ 할지라도, 행복한 순간을 누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대가성 있는 경험이다.
사실, 이런 해석은 나름대로 의미 부여일 뿐이다. 예상치 못한 작은 행운을 경험한 오늘 하루는 특별했다. 내일 로또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작은 금액으로 잠시 거대한 꿈을 꾸는 즐거움, 그것도 오늘 올빼미가 준 선물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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