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갑작스러운 질문 공세에 머릿속이 공허해진다. 가끔은 정신을 가다듬고 속을 들여다 보아도 나에 대한 해답을 얻어낼 수 없을 때가 많다. 생각의 순서를 바꾸어 끄집어 내보려 해도 온통 어수선한 감정뿐 한숨만 남아돈다.
누구보다 자신 있게 믿었던 확신이 가끔은 알듯 모를 듯 미묘한 감정을 겪게 된다.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생각 속 기류가 차갑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늘 자신감을 앞세워 생각의 터전에 방목하고 살아온 만연된 관습의 탓은 아니었을까, 믿음의 부재에 부딪치는 한계의 상황이다.
어떤 것 하나 차고 넘쳐나는 것 없이 늘 부족한 듯싶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다. 오늘도 무엇인가 있을 법한 생각을 끝내 찾아내지 못하고 일상의 감정은 반복이라는 멍에를 안고 무료함과 잡념을 키웠다.
"설렘마저도 닫혀 가는 하루가 아쉽다"
매번 느끼는 감정이긴 하지만 어떤 날은 흡족한 날을 살아왔고 어떤 날에는 일에 지쳐 무분별하게 앞뒤 없는 하루를 살아냈다.
가끔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들여다보게 된다. 마치 사춘기에 들어선 10대의 마음처럼 반항의 시선이 위태로워 보일 때도 있었다. 자신에게 관대하기보단 모질게 자책하는 일이 익숙했고, 진지하게 다가섰던 날은 생각이 그리 길게 기다려 주지를 않았다.
살면서 제일 쉬운 듯하면서 어려운 것이 자신을 다스리는 일이다. 때론 혹독하고 비정할 정도로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인내로 자신을 이겨낸 사람에게는 출세라는 훈장이 주어졌다.
출세[出世]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나 신분에 오르거나 유명하게 됨"이라고 사전적인 뜻은 전하고 있다. 출세를 하고도 끊임없이 욕망을 내려놓지 못하고 삶에 쫓겨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주변에서 이미 많이 보고 느끼면서 살아왔다. 절제되지 못한 욕망은 매 순간 자신과의 갈등이었다. 출세 역시 외로움과의 독주와 같았고 보장성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우리 삶의 일부는 적당선에서 타협하고 제어할 수 있는 지혜가 부족해서일까, 마음 중심에 균형이 깨져 들고 누군가를 대신해 움켜쥐고 상대는 희생이 되어갔다.
불가에서 쓰이는 출세(出世)라는 뜻의 의미를 빌리자면 "속계(俗界)를 떠나 신선의 경지에 들어감이라는 뜻과 속세의 번뇌를 떠나 불도(佛道)로 들어감.
"이라는 두 가지의 뜻을 전하고 있다. 불가의 출세의 뜻과 속세에서의 출세의 뜻이 반반 양보가 주어진다면 욕심이 전가되지 않는 성취감 있는 그대로의 감정 느낌을 찾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했던 것을 시인한다. 더구나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했을 부분에서도 칭찬은 물론 배려마저도 미흡했다. "내가 나를 헤아려 가는 방법을 몰라서 일까, 수십 년 이루어낸 행적을 기억해 내지 못한 핑계였을지도 모른다, 가까울수록 주고받음의 관계가 명확하지 못한 부족함과 회복점이 늦어졌다는 관계가 이 상황에서 적절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오늘 글을 쓰면서 나를 뒤돌아 볼 시간을 가졌다. 조금은 나를 이해하고 부족함이 무엇인지 알아간 시간이었다. 행복이란 동요점은 나를 알아가는 일부터의 시작일 것이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게을리하지 않고 행한다면, 자신 안에 무안한 행복까지도 얻어 갈 수 있다는 진리를 덤으로 얻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