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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man Centered Innovator Sep 12. 2015

'잘지내자, 우리'

이별을 얘기하기 전 이 노래,짙은,윤종신

제목에서부터 이미 사랑과 특히 이별의 과정을 느낄 수 있는, 특히 모두 사연을 담고 있다는 공통점으로 더 공감되는 곡들.
'잘지내자, 우리', '1월부터 6월까지'


주말 소개팅에서 처음 만났던 운명같은 자랑스런 그(녀)와 시간이 흘러 헤어짐을 고민하게 되는 계기는 무엇일까요. 주위 이야기를 듣다보면 익숙해진 또 다른 주말의 정말 정말 사소한 일인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고민이 많아지면 친구와 커피든 술이든 한 잔하며 하소연하게 되곤 합니다. 이제 친한 친구들은 조언하겠죠, 헤어지거나 계속 만나거나. 조언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고민해도 줄 수 있는 답이 결국 그 두 가지겠네요.


하지만 이 상황에서 많은 경우 섣부른 충고는 피하라고들 하죠. 그 커플이 헤어지지 않고 계속 만나게 되는 순간 '그냥 헤어져'라고 얘기했던 친구는 말그대로 연인 공동의 적이 되곤 하니까요. 설령 헤어졌다 해도 이별의 아픔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좋은 얘기 듣긴 쉽지않구요. 그래서 대답 대신 위로만 전하라고 합니다.


사실 모두들 이런 내용 한 번쯤 들어 잘 알고 있죠. 하지만 막상 이별의 경계에서 답답한 누군가는 지금도 어디선가 친구에게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을테고, 또 친구들은 결국 무언가 이야기를 건내야하겠지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위로나 도움의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 그런 때라면, 대답 대신 건낼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고백하듯 부르는 이 노래들을 들으며 차분히 생각부터 정리해보라고 친구에게 어쩌면 자신에게 건내는 건 어떨까요.




'잘지내자, 우리', 짙은


분명 언젠가 다시 스칠 날 있겠지만
모른 척 지나가겠지
최선을 다한 넌 받아들이겠지만
서툴렀던 나는 아직도 기적을 꿈꾼다


팬들의 사연을 노래로 만드는 파스텔뮤직의 프로젝트 앨범 '사랑의 단상 Chapter 5'에는 두 개의 타이틀이 있습니다. 하나는 '에피톤프로젝트'의 'Her'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이 곡 '짙은'의 '잘지내자, 우리'입니다. 롤랑바르트의 저서 '사랑의 단상'을 제목으로 차용한 것으로 알려진 이 컴필레이션 음반 프로젝트는 매번 사랑에 대한 감정을 잘 살린 음악들을 소개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잘지내자,우리'의 가사엔 영감을 준 팬의 사연이 대부분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더 아는 사람의 이야기 같고 가슴아프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e-ijD7kdTs4

[MV] 짙은 - 잘 지내자, 우리 (사랑의 단상 Chapter 5. The Letter From Nowhere), pastelmusic 유튜브 채널


특히 '최선을 다한 넌 받아들이겠지만..' 이 부분이 흐를 땐 정말 순간 울컥할 만큼. 이처럼 실제 사연이 주는 감정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찾기 어렵죠. 그래서 어쩌면 이번 포스팅의 두 번때 곡의 가사와 또 세 번째 곡의 영상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될 수 있을 겁니다.


화가 '세잔'의 이름을 붙이려다 결국 최종적으론 유화의 느낌을 담은 한글 이름인 '짙은(Zitten)'을 밴드명으로 정했다는 에피소드에서도 느껴지 듯, 2인조 밴드로 시작된 모던록 밴드 '짙은'에는 그림과도 같은 특유의 감성이 있습니다. 현재는 멤버 '성용욱' 혼자 활동하고 있지만 회화적인 느낌을 담은 이름만큼 깊은 서정성을 꾸준히 보여주는 건 짙은만의 음악적 색깔.


'잘지내자,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글을 건낸 팬의 절실한 감정이 그림같은 '짙은'의 곡과 보컬을 만나 더 돋보입니다. 가을과도 잘 어울리는 음악.




'1월에서 6월까지', 윤종신


싸울 때면 우리는 서서히
이별이란 단어를 입에 올렸죠
서로 며칠씩 연락도 안 한 채
기 싸움도 벌였죠
매일 그녀를 데리러 가던 길
늘 설렜다는 걸 그녀는 알까요


다른 음악을 추천할까 잠시 생각하긴 했었습니다. 윤종신은 이미 브런치 매거진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하기도 했었. (첫번째 오래전 그날, 두번째 월간윤종신) 

하지만, 이 영상을 다시 보며 그럴 순 없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윤종신은 노래는 물론 영상에서도 소소한 듯 보이지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단 걸 보여주는군요.


음악을 들은 팬들이 남긴 댓글 - 지난 연인에게 차마 보내지 못한 메세지로 재구성한 이번 영상을 보면 투박할진 몰라도 간절했던 원곡 가사만큼이나 진심이 담긴 절실함이 느껴져 짠합니다. 그래서 이 곡, 특히 영상으로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https://youtu.be/RdEtiX2SJ4Q 

윤종신의 '1월부터 6월까지' 그리고... 댓글로 달린 많은 이들의 편지..., 월간 윤종신 유튜브 채널


2011년 발매되었던 015B의 미니앨범 수록곡이면서 Repair라는 부재를 붙여 기존 자신의 곡들을 다시 부르기 했던 '월간윤종신 2013'에 수록된 곡입니다.


원곡의 작사 작곡은 물론 키보드, 기타, 스트링 정도로 구성된 이 편곡 버전 또한 '015B'의 '정석원' 프로듀서가 작했습니다. 기타는 조정치씨가 연주했네요. 중간중간 들어본 듯한 그 멜로디는 그의 대표곡이자 사랑과 이별에 대한 노래인 '오래전 그날'입니다.(이부분은 첫번째 오래전 그날에서 노래를 확인해 보셔도 좋겠네요. 그리고 사랑과 이별에 대한 솔직한 노래로 큰 인기를 얻었던 '015B'에 대한 내용도 조만간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팬들의 댓글로 만들어진 이 영상은 2015년 소개되었다고 알려져있어 실제 곡 발표 시기와는 거리가 있죠. 이 부분은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석고부인으로 출연한 '장혜진'씨가 이 곡을 경연곡으로 부르면서 재조명받고 이에 맞춰 팬서비스 차원에서 영상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월간 윤종신은 늘 이슈를 놓치지 않고 이를 팬에 대한 배려로 연결시키는 이벤트가 진행되곤 하죠. 관록을 자랑하는 보컬리스트 장혜진의 곡도 좋지만 이 노래만큼은 담담하게 느낌을 잘 살린 윤종신의 이 버전을 개인적으로는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가슴 아픈 사랑에 대한 절실함이 묻어 나오는 노래 세 곡을 해드렸습니다. 섣불리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기 전에 먼저 이 노래들을 들으며 다시 한 번 감정을 되짚어 보는 건 어떨까요. 어떤 형태든 이별 후에 겪게될 좋았던 기억에 대한 회상, 헤어진 뒤 느낄 후회의 감정 등 이별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겁니다.


친구 대신 동네음반가게 주인장에게 이야기 건낸다면? 글의 처음 얘기  어차피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은 할 수 없겠지만, 어느 쪽이든 쉽지않은 고민 끝에 내린 여러분의 선택을 응원하겠습니다. 다만, 이 노래들 먼저 꼭 듣고 생각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화이팅.


+1. 발행 후 요청은 다음 글에서 소개.
(링크)'잠시 길을 잃었어 어디로 가야 하는지'
+2. 가을에 어울리는 표지는 브런치 매거진 '동네 음악 방송국'을 위한 'superkimbob(슈퍼김밥)'님의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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