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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HDH Dec 08. 2020

스타듀밸리는 왜 이렇게 재밌을까?

회사원들이 바라는 귀농의 삶을 게임으로 꿈꿔본다 


게임이라고 하면 보통 총을 쏘고 몬스터를 죽이는 형태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다양한 인디게임들이 등장했다. 이번에 내가 소개하고 싶은 게임은 스타듀밸리라는 1인 개발 인디게임이다. 게임 디자인부터 ost까지 모든 것을 한 명이 4년에 걸쳐서 개발했다. 이 모든것을 어떻게 혼자 다 했을까 싶을정도로, 소소한 디테일들을 신경써서 정성이 느껴지는 게임이다. 


게임의 오프닝은 대기업에서 매일 똑같은 일을 하는 주인공이 모든 것을 때려치고 귀농하는 이야기이다. 밭에 있는 잡초와 돌멩이를 제거하고, 밭을 호미로 갈아서 씨를 심고 물을 준다. 그렇게 밭일을 하다보면 어느덧 하루가 지나간다.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보내다보면 어느새 나만의 농장이 완성이 되고, 이렇게 완성해가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뿌듯하다. 나는 현실에서 집안일을 끔찍하게 싫어하지만, 왠일인지 게임에서는 정리도 잘한다. 


문득 의문이 생겼다. 왜 이 게임은 이렇게 재밌을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성장이다. 

처음에 보잘것 없던 농장이 점점 발전해가면서 다양한 작물을 수확하고, 더 많은 돈을 벌면서 매일 하루하루 발전하는 나를 바라본다. 처음에는 씨앗에 물을 주는 것만 해도 에너지가 부족했지만, 도구를 업그레이드하고 나도 농사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이제는 물도 주고, 나무를 캐도 에너지가 남는다. 닭장을 짓고, 닭을 구입하여 새끼 병아리부터 키워서 어느덧 성체가 되어 달걀을 낳는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 뿌듯하다. 


두번째는 보상 시스템이다. 

스타듀밸리는 보상 체계를 아주 정교하게 잘 짜놓았다. 회사에서 삶이 만족스럽지 않고, 성취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성취를 찾는다. 게임에서 소소한 퀘스트를 깨고, 보상을 받으면서 성취를 느낀다. 일상과 다른 점이 있다면 회사에서 하는 일들은 해도 욕먹고, 아무도 잘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지만, 게임에서는 호박 하나를 가져다 줘도 고맙다는 말과 돈으로 보상을 해준다. 우리는 어쩌면 칭찬에 목말랐는지 모르겠다. 


세번째는 아이템 조합 시스템이다. 

내 소개로 벌써 주위에 여럿이 스타듀밸리를 시작했고, 내가 그 때마다 초보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스타듀밸리에서는 버릴 것이 없다” 돌멩이, 나무, 심지어 쓰레기 조차도 용도가 있다. 그래서 모든 아이템들을 잘 모아놓았다가, 필요할 때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이 게임의 묘미이다. 


네번째는 손맛이다. 

스타듀밸리는 이건 보상시스템과 상반되는 이야기이다. 현실보다는 빠르고 확실한 보상 시스템이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게임처럼 즉각적인 보상은 아니다. 모든 것들은 얽혀있다. 무엇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하루라도 물을 주지 않으면 식물을 자라지 않으며, 울타리를 치지 않으면 잡초가 밭에 자라서 식물이 자라지 못한다. 밤에는 까마귀가 돌아다니니 미리 허수아비를 제작해서 밭에 심어두어야 한다. 닭과 소들은 매일 가서 먹이와 여물을 채워주고, 이쁘다고 애정표현을 해줘야한다.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촌장님부터 어린 아이들까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물을 알아내고, 생일에는 선물을 챙겨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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