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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 한소 Oct 12. 2024

시작과 정리 사이 다름

미분과 적분사이

어디에서나 놓치지 않으려 애썼던 팽팽한 균형, 그 균형을 위한 조화. 그것 또한 자연에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삶 안에 이미 스르르 녹아 있었다. 삶은 우리의 시간을 균형과 조화로운 감정, 기억으로 더듬는다. 수애는 비밀의 숲에서 그녀가 찾은 팽팽한 균형을 친구들과 나누고자 했다. 친구들에게 도서관 주변 비밀의 숲을 이루는 하나하나를 읊었고 마음을 나누었다.

->지난 화에 이어서


미분과 적분은 여러 친구에게, 공부를 해온 많은 이들에게 의문과 아쉬움을 남긴다. 토론에 앞서 수애가 도서관 근처 공원을 산책한다는 명목으로 헤매다 겨우 도서관 4층 문을 열 때까지 그녀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질문이 있었다. 학생들, 그 친구들을 통해서 본 일상이 수학과 정말 이어져 있는지. 그녀가 수학을 이해하고 느끼고 수학을 하는 일과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 사이의 공명함에 대해 나눈다는 것, 그 아이들에게 그렇게 닿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바란다는 것, 강요한다는 것은 수애의 욕심일 뿐이었을까.


항등함수를 통해 본 중용에 대해 그 본질과 닿은 마지막 모습을 나눈 후 구분구적법을 꼼꼼히 체크하며 적분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수애는 친구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적분에 그렇게 스며들길 바랐다. 구분구적분을 통해 면적, 부피에 대해 사고를 확장해 나가는 아이들을 향해 적분이 무엇일까? 하고 가볍게 질문해 보았다. 도서관에 모인 친구들 중 몇몇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수애의 물음에 당황스러워했다. 친구들은 수애가 갑자기 왜 다시 기본 개념, 용어에 대해 질문하는지 불편했다. 윤이는 수애가 왜 기본 개념에 연연하며 친구들을 향해 다시 질문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다는 듯 큰 눈을 껌벅일 뿐이었다. 생각이 많은 윤이었지만 반짝이던 눈 아래 다크서클 때문인지 주변이 깊어져 눈이 더 퀭해 보였다. 수애는 적분을 다음과 같이 나누어 정리했다. 친구들에게 "적분은 미분한 함수의 원시함수를 이른다."라고 선언하듯 내뱉었다.


"부정적분은 어떤 함수를 도함수로 하는 모든 함수를 구하는 역 연산이야. 미분을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적분은 원래의 함수를 구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편하겠지. 역연산, 원시함수를 잘 기억하고 있음 된단다." 미분도 적분도 함수에서 극한이 더해지면 개념이 보이고 개념에서 덧씌워진 내용까지도 꺼내볼 수 있단다."


부정적분을 기본으로 다음은 범위가 정해진 정적분 부분이야. 범위가 정해진 구간에는 면적이나 부피를 구하는 내용이 나온단다. 일정한 구간에서 정의된 함수의 그래프와 그 구간으로 둘러싸인 도형의 넓이나 넓이를 구하는 것이 적분이며 그걸 정적분이라 해. 좀 더 정리해서 수식으로 표현한다면 닫힌 구간 [a, b]에서 정의된 함수 f(x)에 대하여, 구간의 폭이 한없이 작게 되도록 나누고 나눌 때에 분할한 구간의 길이와 그 구간에서의 함숫값을 곱하여 합한 값이 항상 일정한 값에 한없이 가까워질 때, 극한값을 구할 수 있겠지. 그게 정적분이란다. 구분구적법을 이용해서 면적이나 부피를 구할 때도 극한을 이용하게 된단다. 잘게 잘게 나누어 미세하게 나눈 수도 없이 나타난 도형 넓이의 합을 말하는 거란다.

미분과 적분은 반드시 서로 상호적인데 미분이 없는 적분은 있을 수 없고 적분이 없는 미분도 존재할 수 없다고 수애는 힘주어 얘기했다. 물체의 위치와 속도의 관계에서 속도는 위치를 미분함으로 구할 수 있다. 가속도는 속도의 일차 미분으로 찾을 수 있는데 그렇다면 이를 역연산으로 생각하면  속도와 위치를 찾을 수 있고 그것으로 적분값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집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성을 집중적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영성이는 수애의 고정된 시선에서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연신 웃고 있다.


영성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번쩍 들더니 급히 일어났다. 뭐가 먼저였는지는 모른다. 기간이 정해진 특정시간 동안 강수량이나 일사량 등을 계산할 때 적분을 이용하면 편하게 구할 수 있는데 적분은 우리 실생활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고 큰소리로 전하며 대부분이 집중할 때쯤 되물었다. "시장 경제에서 총소비자나 생산자 잉여를 계산할 때 적분을 사용합니다. 수요곡선 아래의 면적을 구할 수 있는데 그 면적이 적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적분은 사용됩니다." 그런데 적분을 활용하는 대부분의 식이 비슷하고 도형의 면적을 구하는 부분이 같은 맥락으로 연결되어 있다며 영성은 민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민하가 좋아하는 일, 앞으로 관심이 있을 항공기에 관한 얘기를 꺼내려는 마음에서 직관적으로 나온 태도였으리라.


일상에서 적분을 활용하는 것은 다양한 부분에서 나타나는데 항공기의 총 비행거리나 연료 소비량을 계산할 때도 적분개념을 사용할 수 있다며 속사포로 쏟아냈다. 영성은 여전했다. 민하를 향한 눈빛을 거두지 않고 경직된 자세처럼 보이나 웃음기 가득한 표정으로 민하를 향한 시선은 고정되어 있다.


그리고 혹시, 다른 친구들이 알고 있거나 짐작할만한 실생활에 활용한 적분 문제가 있는지, 있으면 함께 공유하기를 권하며 마지막까지 민하에게 집중하며 얘기했다. 영성이 멈추지 않자 민하는 처음엔 모르는 척 듣고 있다가 이내 귓불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미분과 적분은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개념의 문제가 아니라고 수애는 다시 강조했다. 그 두 함수는 상호적이라 y=f(x)를 미분한 함수에서 다시 그 함수의 원시함수를 찾는다면 그것이 적분한  함수라 할 수 있고 그 시작은 모두 함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도서관 토론교실 문을 닫으며 복잡함에 더 흔들리는 맘을 잡고 다시 도서관 주변 공원을 배회하듯 걸었다. "시작과 정리가 이렇게 다른 마음이었구나" 수애는 자신의 감정을 곱씹으며 아이들을 만나기 전과 토론 이후 다시 만난 자연을 바라본다는 것에 대해 다름과 차이의 시선으로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았다.


수애는 지난 시간에 정리한 미분과 적분 사이의 균형은 조화로 시작되며 가장 우선은 비우는 것에 있다고 곱씹었다. 비우고 채움의 균형으로 미분과 적분의 관계에서 우리의 삶을 더 깊숙이 들여다본다.


미분으로 엿본 우리 삶의 평균값, 평균 기울기 적분으로 찾아본 수없이 잘게 나눈 넓이의 합으로 불규칙하거나 측정하기 힘들거라 생각한 여러 함수를 구할 수 있었다. 위치를 미분해서 속도를 찾고 속도를 미분해서 가속도를 찾아내는 관계까지. 토론 교실에 모인 친구들과 그들의 가족 지인 그리고 수애와의 관계를 새롭게 펼치며 다시 나눠서 서로를 시간의 흐름으로 볼 준비를 했다.

삶을 움직임으로, 감정으로, 의식으로 욕구를 찾아내 비우고 흐림 가운데 천천히 채워나가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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