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어릴 적 걸음마가 익숙해졌을 때쯤
나는 출근하는 엄마를 따라
계단을 한 발 한 발 조심히 내려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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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엄마가 바빠서 나를 번쩍 들어 내려가셨는데,
내가 세상 떠나갈 듯 울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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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내려주자
울면서 계단을 다시 올라가고
혼자 한참을 내려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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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 장면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셨다며,
그날 이후로 출근 시간보다 30분 일찍 나와
내가 걸어내려 갈 수 있게 기다려주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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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경우에 우리는
나의 속도에 타인을 맞추려다 갈등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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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
혼자 천천히 배워가는 아이를 보고
답답함을 뒤로하고 그 속도를 존중해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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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일을 다시 생각하다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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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혼자 끙끙 내려오던 나를
넘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믿고 바라봐준 엄마의 기다림이
혼자 해 나갈 나의 힘과 열정을 지켜줬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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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았던 아이는 커서 지금의 내가 되었고
그 힘으로 나는 오늘도 한 발자국 걸음을 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