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일반: 9.마감관리와 생산성 향상
실무일반편 목차
1. 거절법
2. 프로젝트리딩
3. 협의1: 사전 시뮬레이션
4. 협의2: 진짜 욕구를 찾아라
5. 회의리딩
6. 회의록과 시스템
7. 자료 중간리뷰
8. 조직도와 개인의 커리어
-> 이번글: 9. 마감관리
출근하자마자 상사가 이렇게 말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오늘 일정이
이 한마디로 완전히 흐트러집니다.
슬쩍 캘린더를 확인해보지만
이미 미팅이 줄줄이 잡혀 있고,
어제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이
머릿속에 엉켜 있습니다.
‘오늘도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겠구나.’
마감은커녕,
무엇을 하다 하루를 보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일이 계속 생긴다는 데 있습니다
업무가 많아서
마감을 못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마감이 가까워질수록
새로운 업무가 계속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하나만 있다면 끝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세 개가 동시에 들어오면
집중력도, 일정도 흔들리게 됩니다.
이 상황은 마치 접시 돌리기와 같습니다.
한 접시를 멈추지 않게 돌리는 동안
다른 접시들도 동시에 돌려야 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감각이 아니라,
시스템입니다.
회사는 월급을 주는 만큼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일을 맡깁니다.
업무는 계속해서 쏟아지고,
우리는 그 흐름에 휩쓸린 채 하루를 버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일이 할 만하다’고 느껴진다면
그 팀은 곧 인력 감축이나
통폐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벅차게 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벅차다고 해서
마감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현실 속에서도
마감을 지켜내는 단순하고 실질적인 시스템,
특히 ‘캘린더 + 스티키노트 병행 전략’을 소개합니다.
명확한 마감일이 있는 업무
여러 단계를 거쳐야 완성되는 일
상급자의 검토가 필요한 경우
예시: 분기별 보고서, 신규 시스템 도입안
2~3일 내 처리가 필요한 요청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단기 업무
반복적/단순하게 처리 가능한 일
예시: 데이터 수정, 간단한 보고
캘린더 + 스티키노트 병행 전략
보통 사람들은 캘린더에 ‘마감일’만 적어둡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마감 직전이 되어서야 허둥지둥하게 됩니다.
그래서 중간 마일스톤을
나만의 회의처럼 캘린더에 시간 블록으로 지정합니다.
예:
6/15 오전 10시
→ A 프로젝트 중간 보고자료 마무리
6/18 오후 2시
→ B 시스템 초안 작성
이처럼 나만의 일정을 미팅처럼 설정하면
다른 일정처럼 존중하며 움직이게 됩니다.
추천 도구:
아웃룩, 구글 캘린더
바탕화면 위젯 캘린더
하루 동안 처리해야 할 업무를 정리하려면
아침에 스티키노트를 새로 만들고,
퇴근 전 정리하는 루틴이 필요합니다.
캘린더에서 오늘의 중요 일정을 확인합니다
전날 완료하지 못한 업무를 가져옵니다
오늘 가능한 업무량만 선별해 작성합니다
우선순위에 따라 정렬합니다
새 요청이 들어오면 즉시 스티키노트에 추가합니다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를 조정합니다
완료된 업무는 체크하거나 줄을 긋습니다
완료 항목을 최종 확인합니다
미완료 업무는 다음날로 이월합니다
필요 시 스크린샷 저장 → 업무일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캘린더에 중간 일정까지 명시되므로
흐름이 끊기지 않고, 중요한 구간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스티키노트에서 우선순위를 유연하게 재조정할 수 있습니다.
(※ 실무 협업 시 거절법, 일정 조율에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업무를 외부로 꺼내어 정리하면
기억 부담이 줄고, 심리적인 여유도 생깁니다.
정돈된 리스트는 생각보다 훨씬 큰 안정감을 줍니다.
이 방법은 단순한 팁이 아닙니다.
1918년, 세계 최대 철강회사였던 Bethlehem Steel의 CEO 찰스 슈왑은
당시 최고의 컨설턴트였던 **아이비 리(Ivy Lee)**에게 이렇게 요청했습니다.
“우리 임원들이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비 리는 단 한 가지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매일 저녁, 내일 해야 할 6가지 일을 적고
중요도 순으로 정렬한 뒤
다음 날 아침부터 하나씩 처리하며
다 끝내지 못한 일은 다음 날로 이월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간단한 방법은 회사 전체의 생산성을 크게 올렸고,
3개월만에 그 대가로 **오늘날 가치로 약 4억 원(25,000달러)**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이비 리 메서드’의 시작이었습니다.
우리는 더 나은 도구를 손에 쥐고 있습니다.
캘린더와 스티키노트를 활용한 지금의 시스템은
이 아이비 리 방식의 장점을 디지털 환경에 맞춰 확장한 것입니다.
머릿속에만 있던 일을 화면에 꺼내어 리스트로 보이게 만들면,
덜 중요한 일은 뒤로 미루고 핵심 과제부터 착수하게 됩니다.
일이 들어오는 순간 바로 적는 행동이
그 자체로 다음 행동에 착수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됩니다.
게다가, 마우스로 순서를 바꾸며 실시간 우선순위 조정도 가능합니다.
막연한 ‘보고서 작성’이
‘초안 작성 → 팀장 검토 요청 → 수정 반영’으로 쪼개지면
업무가 명확하고 가볍게 느껴져 바로 착수할 수 있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체크하거나 줄을 긋는 순간
뇌는 보상 회로가 자극되며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감각을 줍니다.
이게 반복되면 처리 속도와 몰입감 모두 올라갑니다.
마감률이 올라간다 → 상사의 신뢰를 얻습니다
하루 처리량이 늘어난다 → 자기 효능감이 올라갑니다
일정 흐름이 예측 가능해진다 → 중장기 프로젝트도 여유 있게 진행됩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업무 팁이 아니라,
100년을 증명한 생산성 설계의 정수이며,
오늘날 우리가 더 똑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캘린더는 시간 단위로
‘언제 무엇을 할 것인지’의 블록을 설정합니다.
스티키노트는 공간 단위로
‘오늘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할 것인지’를 정리합니다.
이 두 시스템을 병행하면
하루의 집중력과
프로젝트의 완성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단순한 시스템을
몸에 익히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구조를 통해
제 시간과 일의 흐름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저보다
훨씬 더 빠르게 익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여러분의 상사가
이렇게 말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저 친구한테 맡기면
확실히 끝을 내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