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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Sep 23. 2021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것은

언젠가는 당신을 빛나게 해 줄 초고를 모으는 방법


'구슬이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목걸이를 원하나? 그렇다면 우선 구슬을 만들어 어딘가 담아 놓아야 한다. 당신이 원하는 목걸이는 보석상에서 팔지 않으니까. 당신이   하나하나가  구슬이고 그게 여러  모여 실에 꿰이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목걸이가 되는 것이다. 당신은 구슬을 어디에 모아 놓는가? 나는 브런치라는 공간에 모은다.

그러니까 브런치에 쓰는 글은 완성된 글이 아니라 쓰기 시작하는 글이라 봐야 한다. 일필휘지로 쓴 메모가 명문이 될 확률은 눈 감고 칠한 로또 용지가 일 등에 당첨될 확률만큼이나 낮다. 'Writing is rewriting'이라는 말도 있듯이 글쓰기의 완성은 초고 수정 없이는 불가능한다. 헤밍웨이도 모든 초고는 쓰레기라고 했을 정도다. 그러니 자기가 쓴 글은 일단 브런치에 넣어 며칠간 묵혀놨다가 다시 꺼내서 읽어도 보고 천천히 고쳐도 보라. 브런치에 있는 간단한 맞춤법 교정 기능은 글 쓰는 사람에게 요긴하다.  

브런치에서 초고를 쓰자. 어떤 글이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 글들이 모여 당신을 빛나게 해 주고 인생을 바꿔줄 것이라는 얘기만큼은 꼭 해주고 싶다. 꼭 브런치여야 하냐고? 그럴 리가. 브런치도 좋고 에버노트나 메모장도 좋다. 심지어 싸구려 갱지 노트라도 상관없다. 다만 브런치엔 글쓰기와 글 읽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까 상대적으로 글을 평가받거나 피드백을 얻기에 좀 더 용이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니 오늘부터 브런치에 짧은 글을 한 편씩 써보라. 하루에 하나만 써도 일 년 후엔 삼백 편의 글이 모인다. 65일은 안 쓰고 펑펑 놀아도 그렇다는 얘기다. 놀랍지 않은가. 나는 브런치를 그런 용도로 사용하다.

이 글도 브런치에서 작성된 초고다. 나는 며칠 후에 이 글을 다시 꺼내 볼 것이고 아마 다른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그걸 더하거나 아니면 쓸 데 없는 부분을 덜어내 더 탄탄한 글이 되어가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다른 글과 합쳐져 책이 되거나 강의록의 일부분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글을 쓰는 비결은 하나뿐이다. 써라. 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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